[아주초대석]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신뢰할 수 있는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

2014-02-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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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증권 성공적 마무리 다짐…해외진출도 적극 검토

▲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 = 이형석 기자 leehs85@]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도 실시한다.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농협금융지주 최고 수장직에 오른 지 7개월째를 맞는 임종룡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임 회장은 이번 사고를 농협금융 쇄신의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또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올 한 해 안정적 성장기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 개인정보 유출 사고, 재발방지에 주력

"농협금융의 최고 책임자로서 거듭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충정로 농협 본관 집무실에서 아주경제와 만난 임 회장은 씁쓸한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임 회장은 고객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최근에는 내부 직원과 외부 용역업체 직원 등에 의한 유출, 제3자에 의한 해킹 등 3가지 방향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내부 직원에 의한 사고는 통제 미흡으로 생기는 것이나 해킹은 대응이 어려워 보안에 '완벽'을 기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협금융에 대한 온 국민의 애정 어린, 그러나 칼날같은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금융회사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은 현재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통합IT센터 건립에 착수한 상태다. 2016년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은행장 직속으로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정보보호본부'도 신설키로 했다. 내ㆍ외부(인터넷)망 분리, 해킹 방지를 위한 인터넷 접속 제한 등 IT운영체계 개선도 추진한다.

이밖에도 농협금융은 △별도의 '고객정보 개발실' 작업 의무화 △외부개발자 전산기기 반입 금지 △중앙서버 저장 및 관리시스템 재구축 △개인정보 취급에 대한 임직원 업무지도 및 교육 실시 등 실질적인 보안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 우투증권 인수, 농협금융 성장동력 확충 계기

지난해 말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목을 받았다. 쟁쟁한 경쟁상대였던 KB금융을 누르고 승기를 잡은 것이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패키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실사를 마치고 오는 10일부터 본격적인 가격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3월말쯤 모든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임 회장은 "이 딜(deal)을 성공적으로 끝내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농협금융의 경쟁력 제고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과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순조로운 마무리를 돕는다는 차원에서다"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을 인수한 후 사업, 지역, 고객, 서비스부문 등 전 사업영역을 커버할 수 있도록 상호 연계 사업을 적극 발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우투증권의 상품개발 및 자산운영 역량을 활용해 160조원에 달하는 농축협 등 범농협 자금의 효율적 운용전략도 추진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산하 28개 계열사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영역도 발굴할 방침이다.

함께 인수하는 우리아비바생명에 대해서도 임 회장은 "자체채널이 부족한 농협생명을 아비바생명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비바생명이 보유한 설계사 조직의 영업 노하우를 습득해 농협생명 영업에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우리아비바생명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한 지급여력(RBC) 비율 개선과 농협생명과의 상품ㆍ채널 시너지 확대 등 경영체질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 또한 부실채권 집중 관리를 통한 지속적인 건전성 개선과 은행의 여신심사ㆍ관리 인프라 활용 및 고객 연계를 통한 시너지사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른 금융사의 추가 인수 여부에 대해 임 회장은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인수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증자나 내부 경영혁신 등을 통한 자생적 성장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다른 금융회사 인수는 꾸준히 검토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 신뢰회복 성장의 관건…동남아ㆍ중동 진출 검토

임 회장은 올 한해 농협금융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건전성과 시너지가 2014년 농협금융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부실채권 정리와 자산건전성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리스크관리체계를 구축해 상시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금융과 유통이 융합된 범농협 차원의 사업 추진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수익 전망을 묻자 임 회장은 "전산장애와 고객정보 유출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IT부문에만 약 6670억원을 투자해 인프라 개선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은 향후 동남아 및 중동지역으로의 진출도 검토중이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과 농협 경제부문 등이 연계한 범농협적 차별화된 해외진출 모델을 발굴해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해외네트워크를 보유한 우투증권 활용방안도 함께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행복을 채우는 금융'이라는 모토 아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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