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자인 한의원] |
가짜 건강기능식품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은 홍삼가공식품, 발기부전치료제, 다이어트식품, 그리고 한방성분의 우황청심환이나 공진단 등이다. 이들 제품은 주로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판매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래영 대자인 한의원 원장은 "가짜 다이어트 식품에는 변비 치료제 성분인 센노사이드가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센노사이드를 대량으로 복용하게 되면 복통과 구토를 일으키고 장 무력증을 일으켜 습관성 변비를 만들거나 더욱 악화될 위험이 높다"고 조언했다.
홍삼 가공제품들의 실정은 더하다. 얼마 전 금산에서는 중국산 홍삼원액에 물엿을 섞은 후 국내산 홍삼진액으로 둔갑시켜 3년간 150억원어치를 유통시켰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홍삼, 석류, 산수유 등 제품의 주 성분에 해당하는 추출액을 하나도 넣지 않고 향만을 넣고 제조했다 적발되기도 했다.
김래영 원장은 "이들 제품은 주로 방문판매를 통해 유통되는데 대부분 중국산 원료에 다량의 과당을 넣어 제조한 것이기 때문에 건강에는 아무런 효능이 없다"며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에는 정식 유통경로를 거친 제품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고 건강에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사는 것보다는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체질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처방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우황청심환이나 공진당과 같은 고가의 제품일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몇년 전 저질 사향에 합성물질을 섞어 고급 사향으로 팔아 온 한약재상과 한약제조업체 등이 검찰에 적발돼 유통업체 대표와 H제약업체 담당자가 각각 구속 및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저질 사향에 합성 사향 대체물질인 '엘 무스콘'을 섞는 수법으로 4년 동안 총 47억원어치의 가짜 사향을 만들어 판매했으며, H사 총무부장 이씨는 이를 구입해 우황청심원과 공진단 제조에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김 원장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사향은 보통 300kg에 달하지만 정식 수입되는 양은 20kg에도 못 미친다"며 "실제로 직접 원방대로 제환한 공진단을 복용해 보고 환자들에 처방해 본 결과 다른 약재를 가감하거나 사향의 양을 줄여 쓰면 약효가 떨어져 고가의 약재인 사향을 사용하는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공진단 1환의 무게는 5g이고, 1환당 사향은 100mg이 들어가며 100환당 총 10g의 사향이 들어간다. 제조과정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거친 정식 수입된 사향과 극미세로 분쇄한 최고급 러시아산 녹용의 분꼴, 국내산 산수유와 당귀, 국내산 토종꿀을 섞어 반죽한 뒤 숙성 과정을 거쳐 환 형태로 빚는다. 잘 빚어진 공진단은 금박으로 다시 한 번 입히는데 이는 단순히 고급스럽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김 원장은 "공진단의 핵심인 사향은 방향성 약재이기 때문에 향이 날아가기 쉬워 금박을 입힘으로써 향의 감소를 막고 약효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자신의 체질과, 앓고 있는 질환에 따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복용 전 반드시 식약처로부터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