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당 산하 정책연구소에 대한 기업 후원금·수익사업 허용 등 재정 독립성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여야 정당 소속 정책연구소의 인건비 비중은 높지만 정책개발 비중은 떨어지거나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이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정당 정책연구소에 바란다’를 주제로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여의도연구소의 전체 지출 가운데 정책개발비 비율은 2009년 30.0%(21억1100만원), 2010년 31.2%(25억200만원), 2011년 21.3%(15억6900만원), 2012년 13.6%(12억5900만원)으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였다.
민주정책연구원의 경우 같은 기간 32.0%(13억3600만원), 31.1%(12억7300만원), 23.9%(9억4000만원), 32.4%(16억5400만원)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양당 연구소의 전체 수입 가운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8.0%(56억9600만원), 52.2%(30억4400만원)으로 절반을 넘겼다.
연구소의 재정수입에서 소속 정당으로부터 지원받는 정당지원금의 비율은 각각 88.5%(86억9700만원), 93.1%(54억2700만원)로 여야를 막론하고 지원금 의존이 절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재정·인사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이들 정책연구소에 대해 △후원회와 수익사업 허용 △독자적 예산편성권 보장 △소장 선임과 이사회 구성방식 변화 △연구인력 유지 및 중앙당 인사의 파견 최소화 등을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정당연구소에 후원회와 수익사업을 허용할 경우 주요 정당에만 후원금이 몰리고, 특히 정치권을 의식한 기업을 압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정당연구소의 수익사업 허용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후원회 활동을 통한 모금활동 허용 문제는 청문회 등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정당연구소는 정당 산하의 재단 법인이라는 점과 재원이 국고 보조금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독일식 모델을 그러나 주요 활동이 선거전략, 전세분석, 단기 현안 및 중장기 정책 수립이라는 점에서 미국식 모델을 혼합하고 있다”면서 “후원금과 수익사업 허용은 정당연구소의 미국화를 초래할 가능성, 즉 대기업 영향력 증대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이 발의한 법안처럼 연간 후원금의 규모를 지급 국고보조금의 3분의 1 수준(약 15억원 정도)로 제한한다고 해도 기업의 영향력이 정당연구소를 통해 정책으로 관철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6월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조찬 회동을 하면서 추진된 이날 세미나에는 당초 양당 대표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김 대표가 장외투쟁에 집중하겠다는 뜻에서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