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금보관소' 예탁원 일산센터 매각할까?

2013-07-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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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국내에서 금 보관에 최적인 장소로 꼽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다. 이곳은 시중에서 유통되는 채권·주식 실물을 보관하기 위해 건물 자체를 보안용으로 특수 설계했다. 대형금고가 있는 지하층은 각각 일반 건물 1개 층 대비 2배 크기로 설계돼 있으며 한 층 전체가 통째로 금고다.

2014년 초 '금거래소' 개설을 앞둔 한국거래소가 일산센터를 금 보관 장소로 이용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래소는 예탁원과 계약을 맺고 앞으로 금거래소를 통해 수도권에서 유통될 모든 금을 일산센터에 보관할 계획이다. 반면 예탁원은 2015년까지 일산센터를 팔아야 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예탁원이 내년까지 본사를 부산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는 비용 또한 일산센터 매각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문제는 예탁원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기 전에 일산센터가 팔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금 보관 업무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예탁원은 이런 문제에 함구하고 있다. 되레 예탁원은 일산센터를 팔지 않도록 해달라며 정부에만 목소리를 높인다.

김경동 예탁원 사장은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증권 관련 유관기관장이 모두 만난 자리에서 "일산센터에서 보관하고 있는 주식 및 채권 실물을 부산까지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며 일산센터 매각 건을 다시 논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거래소는 중도에 일산센터가 매각되는 바람에 업무에 차질을 빚을 경우 모든 책임이 예탁원에 있다는 입장이다. 자칫 금거래소가 출범하자마자 금 보관업무를 둘러싼 책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예탁원이 금거래소의 금보관소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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