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아웃도어에 치이고, 새로운 중흥기를 맞은 캐주얼에 밀리면서 본연의 색깔과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내 골프인구가 2008년 140만명에서 2012년 310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기존 영업채널외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조 6000억원이다. 2010년 이후 이어진 성장률의 둔화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30%가 넘는 아웃도어에 비해 한 자릿수를 겨우 이어가고 있는 골프웨어의 성장률은 초라할 정도다.
이에 연초 다수의 업체가 예년에 비해 추가주문 비중을 상당 부분 줄였다. 물량 감소와 별도로 가격경쟁력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상실한 것이 부진의 원인이다.
일찌감치 젊은 골프인구를 겨냥해 효과를 본 르꼬끄 골프나 빈폴 골프,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켜 기존 타깃 소비층의 만족도를 높인 닥스 골프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아웃도어 및 캐주얼 브랜드에 비해 비교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분기 주요 백화점의 골프웨어 브랜드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5~6% 가량 감소했다. 이미 백화점에 입점해 있던 골프 브랜드들 상당수가 접객률과 효율성이 높은 아웃도어 브랜드로 대체됐다.
매출이 줄지 않은 브랜드들도 내수침체와 치열해진 경쟁 속에 성장률이 답보 상태다.
최근에는 K2가 2015년 출시를 목표로 골프웨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골프웨어 사업부를 신설하고 전용진 휠라코리아 이사를 골프웨어사업부서장으로 영입하며 라인업을 구축했다.
캐주얼 위주로 사업구도를 재편한 휠라도 2011년 인수한 아큐시네트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타이틀리스트 의류라인을 확대하는 등 골프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유통망 확충과 제품력에서 기존 골프웨어들과의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 수수료가 높은 백화점이 아니더라도 가두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면서 시장에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대기업 계열 브랜드들을 제외한 활로 개척이 중견·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다수의 업체가 부도를 맞거나 매각이 진행됐고 백화점 영업을 사실상 접었다.
온라인과 쇼핑몰·아울렛 등으로 옮겨간 소비행태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도 고객이탈과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오프라인 브랜드에 비해 보다 다양한 제품을 30~40%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기존 브랜드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모두 골프웨어 시장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금은 다소 어려운 상황이지만 골프인구의 증가와 함께 시장 파이는 결국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대기업 계열 골프웨어 관계자는 "아웃도어의 성장세에 내수침체까지 겹치면서 현재 골프웨어가 시장이 쉽지 않다"며 "위기를 인지한 각 업체들이 특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