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어머니' 금감원-금소원, 금융권에 혼란 초래 우려

2013-07-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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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금융소비자보호원(이하 금소원)이 독립 기구로 설립되면서 금융권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금감원 외에 금소원이란 시어머니를 한 명 더 모셔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금융권에서 위상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금감원 측도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금융감독체계를 제대로 개편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방안은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을 담당하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소원으로 격상해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소원 설립으로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강화될 것이란 게 금융권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두 기관 간 업무가 완벽하게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에 또다른 혼란이 초래될 것도 불 보듯 분명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란 상반된 목적을 갖고 금감원과 금소원이 규제에 나선다면 금융사의 부담과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비자 민원이 많은 제2금융권은 더욱 난감한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감독기관이 한 곳 더 생기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두 기관의 업무 중복으로 금융사가 이중고를 겪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금융사 뿐 아니라 금감원도 이번 선진화 방안에 불만이 많다. 금융사 건전성 감독기능과 금융소비자 보호기능 두 가지 중 하나를 내려놓아야 하므로, 금융권에서 위상이 축소될 것이 분명하다.

금감원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 개선에 대한 내용은 빠진 반쪽짜리 방안에 불과하다”며 “분리된 양 기관 사이에 제재권 문제로 갈등이 생길 경우 금융위가 실질적인 제재권을 갖게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이번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오직 지배구조를 뜯어고치는 데에만 집중한 것도 문제”라며 “금소원이 설립된다 해도 여전히 금융위가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것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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