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사고> 기체 결함 vs 조종사 과실… 오토스로틀·불빛이 열쇠

2013-07-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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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명철 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진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사고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외신에서는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기체 결함이나 관제사 책임 여부도 거론하고 있다.

오토 스로틀(자동출력제어장치) 작동 여부와 충돌 직전 조종사 시야를 가렸다는 강한 불빛의 정체가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조사에 시일이 소요되는 블랙박스 분석결과가 나와야만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는 만큼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라는 자중론도 나오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와 NTSB 등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 조종사들은 충돌 34초 전에 강한 불빛 때문에 눈이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불빛이 비쳤다는 충돌 34초 전은 500피트 상공으로 조종사들이 고도가 낮고 속도가 느리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다. 강한 불빛이 비춰 조종사의 수동 착륙에 지장을 줄 수도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조종사 진술이 팩트에 맞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며 "조종사의 진술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NTSB는 또 사고 당시 승객 탈출이 지체됐다고 밝혔지만 국토부는 즉각 반박했다. NTSB에 따르면 비상사태 때 90초 안에 승객 전원을 탈출시켜야 하지만 기장이 즉각 지시를 내리지 않고 승무원이 동체 외부 중간에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한 후에야 탈출 지시를 내렸다.

이에대해 최 실장은 "조종사는 관제사와 바로 교신해야 하고 활주로 상황도 파악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거쳐 대피가 이뤄진다"며 늑장 대응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조종사와 관제가 간 교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접근 당시 관제사가 경고한 것은 없었다"며 관제사의 책임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종사들은 특히 충돌 34초 전인 고도 500피트(150m)에서 오토 스로틀 속도를 137노트(시속 254㎞)로 설정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비행기 엔진 출력을 조절하는 오토스로틀은 조종사가 원하는 속도를 맞춰놓으면 일정 속도를 유지해준다. 좌우 엔진을 제어하는 2개 스위치가 있으며 위로 올리면 ARM(작동 가능), 아래로 내리면 OFF(작동 불가능) 상태로 된다. OFF 상태는 조종사가 수동으로 스로틀 레버를 올려 출력을 조절해야 한다.

합동조사단이 조종실 내부를 확인한 결과 오토 스로틀 스위치는 작동 가능한 ARM 위치였다. 하지만 충돌 당시 속도는 137노트에서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에 기체 결함이 아니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토 스로틀 정상 조작 및 작동 여부는 블랙박스의 비행자료기록장치 분석 이후에나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합동조사단은 사고 현장에서 조종실 내 비행가방과 비행관련 서류 및 비행교범 등 조종사 관련 물품을 수거하고 기체구조 조사관들의 조사기록을 검토해 현장조사 보고서 작성에 들어갔다.

현재 입원중인 부상자는 중국인 10명, 한국인 3명 등 23명이다. 사고 항공기에 탔던 객실 승무원 6명은 이날 오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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