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진단> 철강, 중국·일본·인도 사이 ‘넛 크래커’

2013-07-0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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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철강업계는 한국의 주력 산업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수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정된 수요에 비해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제품 물량들 속에서 사실상 ‘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세계 경기 침체의 지속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가의 조강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5월 세계 주요국 조강생산량은 전년 동월대비 2.6% 증가한 1억3630만2000t을 기록했는데, 아시아지역 조강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증가한 9097만6000t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체적인 증가를 주도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조강생산에서 아시아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월 64.8%에서 올 5월에는 66.7%까지 상승했다. 전 세계 제조업 사업장이 아시아 국가에 몰리면서 철강 제품 수요 또한 가장 높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긴 하지만 제조업 생산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달 한국은 주요 조강생산국가중 가장 감소폭을 기록해, 7.1% 줄어든 553만t을 기록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업체들이 사업장 정비를 조기 단행하는 한편 재고 조정 차원에서 생산량을 줄여 가격 인상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다른 경쟁국가들은 오히려 생산 확대 전략을 밀고 나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조강생산국인 중국이 가장 상승폭이 높은 7.3%를 기록하며 6703만4000t을 생산해 지난 3월에 기록했던 올해 최고 생산량을 경신했다. 엔저를 배경으로 수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도 4.3% 늘어난 962만2000t을,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인도도 1.5% 증가한673만t을 기록했다.

이렇게 생산된 물량은 자국 내수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대부분 수출 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와 엔저를 바탕으로 한 일본의 고가 철강재 등이 출하되면서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한국 제품도 상당부분 이들 국가에 의해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철강제품 수출액(잠정치)은 전년동기 대비 11.9% 줄어든 163억7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그나마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전략으로 선회해 이뤄냈다는 점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수요산업의 위축과 함께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 왜곡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 시장 여건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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