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방송 주현아, 최지원 =
얼마 전 미국행 비행기 내에서 여 승무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포스코 에너지 모 상무에게 '라면 상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비상식적인 행동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지 일주일 만에 '빵회장'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이 주차 문제로 호텔 지배인과 실랑이를 벌이다,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라면 상무'와 '빵 회장'등 개개인 '갑'들의 횡포 사례에 이어, '슈퍼갑'인 기업의 횡포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욕우유', '조폭우유'라는 신조어도 나왔습니다.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으며 제품을 강매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녹취록 속에서 '슈퍼갑'인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은 거의 조폭에 가까운 위압적인 태도로 '을'의 입장인 대리점주를 협박해 '조폭우유'라는 별명이 붙은 것입니다.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 협의회'는 제품 강매, 전산 조작 등의 혐의로 홍원식 회장과 김웅 대표이사 등 남양유업 임원과 관계자 10명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2일 남양유업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남양유업 대표 이사가 직접 나서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대리점 폭언 사태에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남양유업의 주가는 4거래일째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 커퓨니티와 트위터 등 SNS에서는 남양유업의 횡포를 꼬집는 패러디물이 등장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남양유업 공식 사과문의 내용을 비꼰 패러디물도 인터넷 공간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지난 1월 유튜브에 올라온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의 인터뷰 영상도 22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슈퍼갑'들의 횡보를 보여주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슈퍼갑'들의 특별한 대우를 원하는 특권의식과 상명하복 식의 잘못된 조직문화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서 '갑'과 '을'이 어깨를 마주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