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독점해 왔던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중국 등 성장잠재력이 큰 아시아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제약을 비롯한 헬스케어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5조8000억 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9조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바이오·제약 관련 시장 규모만 1조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사업 아이템이다. 해당 업계에서도 대기업들의 진출을 반기고 있다.
고유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영세한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 규모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가 어렵다”며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임상 시험과 마케팅 등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SK는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의 생명과학 전문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6일 중국 북대국제의원집단 및 상하이 메디실론과 정신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SK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간질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바이오·제약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판매망 구축이 어려워 중국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원래 SK이노베이션 내 화학 계열사였다. 그러나 SK가 바이오·제약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공식화한 뒤 지난 2007년 인큐베이션 대상 회사로 지정됐으며 지주회사 계열로 옮겨와 2011년 4월 공식 출범했다. 미국 뉴저지에서 임상개발센터를 운영 중이며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크리스토퍼 갤런 SK바이오팜 사장은 “향후 글로벌 시장은 물론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신약 개발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도 바이오·제약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투자를 늘려 매출 규모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장 진출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오젠 아이덱과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출범시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월 미국의 머크사(MSD)와 바이오시밀러(특허기간이 지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및 판매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임상·허가·생산을 담당하고 MSD는 전세계 유통망을 활용해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LG도 LG생명과학과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를 앞세워 헬스케어 산업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ICT(정보통신과학) 기술과 헬스케어 산업의 융합에 주력하고 있다. 보령제약과 자생한방병원 등 시장 참여자들과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