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수원의 품질관리 체계에 대해 "사실상 6시그마 수준으로 완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6시그마란 100만개의 제품 중 단 3~4개의 불량만을 인정하는 품질 시스템"이라면서 "이는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 부품 약 250만개 중 7~8개는 1년에 한 번 정도 고장이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 5일 영광 5·6호기 등 국내 일부 원전에 대량 공급된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원전고장을 일으킨 주범일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에 대한 답변이다. 위조부품 공급과 무관하게 원전 정지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실제 한수원의 주요 원전보유국 원전 운영실적 비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원전의 발전정지 횟수가 평균 0.3건으로 미국(0.8건), 프랑스(2.4건), 캐나다(1.4건)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또한 2010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원전 이용률은 91.1%로 미국(89.3%), 프랑스·일본·캐나다(70% 안팎)보다 높았다. 원전을 더 오래 가동하면서도 정지일수는 더 적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03년부터 10년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위조된 품질검증서로 납품된 부품은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총 8억2000만원어치다. 이 가운데 136개 품목, 5233개 제품은 영광원전 5·6호기를 비롯한 원전에 설치돼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원전 정지에 대한 국내 인식이 상당히 민감한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하면서도 "하지만 한수원 조직 내부적으로 투명성을 제고하고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 더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부품인증서를 해외에서 받는 시스템을 바꾸는 등 국민적 우려를 낮추기 위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실제 국내연구소 부품들도 뛰어난 제품들이 많다. 이번 기회에 국내 부품을 쓰는 체제로 바꿔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영광 5·6호기의 재가동 시기에 대해선 "대략 25일이면 부품은 다 들어오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아직 협의중"이라며 "6호기의 경우 다음 달 10일부터 예방정비를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향후 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원전 전체적으로 내부를 깔끔하게 뜯어 고치자는 입장인 셈이다.
김 사장은 24시간 비상대기 체제도 당분간 가동할 생각이다. 그는 "물론 비상대기는 전 직원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부품조달 등 필요한 사람에 해당된다"며 "이제부터 이들은 들어오는 부품 모두 일일이 확인받은 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지금 많은 직원들이 한수원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공감하고 있다"며 "내년 3월쯤이면 구매, 인사, 품질, 정비 등 4개 분야에 있어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