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도자기·5억 미술품'..의사·CEO 고액체납자 현금으로 뭘 샀나 봤더니

<사진=국세청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인터넷 교육사업을 하는 체납법인 A사는 1억원 규모의 이우환 ‘조응’ 작품을 구입했다가 세무당국이 본격적인 압류를 집행하자 그제야 체납액 전액을 일시 납부했다.

# 소아과의사인 체납자 B씨는 종합소득세 등을 체납하면서 배우자 명의로 7억원 상당의 도자기(이조 백자 등)와 국내 유명 작가의 미술품 등을 구입해오다 덜미가 잡혔다. 세무당국은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 보관중인 오원 장승업의 ‘영모도’(7000만원)를 압류 조치한 상태다.

# 치과의사인 체납자 C씨도 세계 유수의 미술품 경매사인 크리스티(영국), 신와옥션(일본)을 통해 쿠사마 야요이의 ‘Fallen Flower’ 등 5억원 상당의 유명 미술품을 낙찰 받고,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세무당국의 자금 추적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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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무한추적팀이 호화 생활 고액체납자의 은닉재산에 대해 추적조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체납자가 은닉한 고가 미술품들이 대량으로 적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4일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고액체납자들이 숨겨둔 현금으로 고가의 미술품, 골동품 등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추적 조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호화생활 체납자들은 숨긴재산을 이용해 체납처분 회피 목적과 재테크 수단으로 미술품, 골동품 등을 구매하는 추세다.

체납자들이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유명 미술품 경매회사·갤러리·아트페어로부터 수억원대의 예술품들을 사들이는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

지난달 국세청 무한추적팀이 이들 고액체납자들의 가옥·사업장 등에 대한 수색한 결과, 총 30명으로부터 고가의 미술품 등을 발견, 23점을 압류 조치했다. 특히 이들에 대해서는 취득·양도대금과 관련한 내용을 추적 중이다.

일부 고액체납자들은 소득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고가 미술품·골동품 등을 구입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아울러 구입한 미술품을 은닉·매각하는 등 체납 추적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체납자들은 배우자 명의로 프랑스 유명 악기상에서 1억2000만원에 달하는 명품 악기(장 밥티스트 뷔욤의 ‘Cello’)를 들여오는가 하면, 영국의 대표적 현대미술 작가인 데미언 허스트의 회화 작품 ‘Butyric Anhydride’(1억2000만원 상당)를 수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외에도 전광영의 ‘집합’(9000만원), 유명 미술품인 히로토 기타가와의 ‘Rinka Suoh’(4000만원)) 등 현금성 재산을 은닉하려는 수법이 미술품, 골동품 등을 통해 대거 이뤄졌다.

김연근 국세청 국장은 “이번 체납처분과정에서 공부상 드러나지 않는 현금성 은닉재산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고액현금거래 등 금융 정보의 접근권한 확대가 시급한 상황임을 재확인했다”며 “체납처분 면탈행위가 확인될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 고발하는 등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