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삼성과 애플간 특허소송이 재개되는 등 제 3국서 소송이 본격화 됐지만 애플은 소송당사자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삼성SDI 등의 한국 업체들로부터 납품받고 있다.
삼성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저장매체(SSD) 등 주요부품이 타 업체보다 품질과 생산량 측면에서 앞서면서 아이폰5로 혁신을 증명하려는 애플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공급처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5를 개발하면서 공급업체 다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 업계에서는 특허소송을 계기로 애플의 탈 삼성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삼성은 애플에 공급하는 AP와 SSD의 점유율 100%, 7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부품에서 우위는 확실하다.
이에 대해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급업체 다변화가 쉽지 않은 AP, SSD에 대해서는 삼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삼성도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모바일 D램이나 NAND보다는 AP, SSD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특허소송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현상황을 삼성전자와 애플간 대립관계보다는 완성업체와 부품업체의 힘겨루기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삼성 수뇌부도 이와 같은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걱정할 것 없다“며 ”소송과는 관계없는 비즈니스이고, 감성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이 특허 소송 후속 조치로 아이폰5에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이나 NAND와 같은 부품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논란은 무리라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애플의 한국부품 의존은 다른 업체에서도 변함없이 이뤄지고 있다.
다음달 애플은 기존 7인치 태블릿PC 시장을 노리고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는 내년 아이패드 미니 글로벌 수요는 최소 3600만대에서 최대 5400만대로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20∼3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아이패드 미니에 들어가는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70%를 공급하는 최대 공급업체로 추정된다.
나머지 30%는 대만업체인 AOU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태블릿PC에 탑재가 급증하고 있는 IPS 방식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부문에서 LGD가 세계 최대 수준의 특허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LGD는 9월부터 아이패드 패널 생산라인의 풀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