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착취' 폭스콘…대학실습생 강제로 데려다 혹사 논란

2012-09-0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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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노동착취’로 악명 높은 애플 하청생산 기업인 대만회사 폭스콘(富士康·푸스캉)이 이번엔 대학생을 강제로 데려다 노동시키고 야간 근무까지 강행하면서 혹사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 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장쑤(江蘇)성 화이안(淮安)시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이 인근 대학교들과 손잡고 ‘현장실습’을 이유로 대학생들을 몽땅 공장으로 데려가 약 2개월 가량 가혹하게 일을 시켰다.

특히 생산 제조업과 관련이 없는 회계학 등 과목 학생까지 전부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심지어 이미 폭스콘에서 현장실습을 마친 학생을 중복 파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 휴대폰 제조라인에서 실습했다는 한 회계학과 여학생은 “원하지 않았지만 학교에서 강제로 파견했다”며 “만약에 실습을 마치지 않으면 학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졸업을 못할 수 있다고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현장실습 전 폭스콘 측에서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했다”며 “’자의로 공장에 파견됐는가’, ‘야근 근무도 가능한가’는 문항에 ‘아니오’라고 체크하면 공장 측에서‘예’로 바꿨다”고 폭로했다.

이 사건은 강제로 폭스콘 공장에 투입된 학생들이 불만을 품고 인터넷에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현장실습에 강제 동원된 학생들이 학교 측에 강력하게 집단 항의하면서 일부 학생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학생들이 노동현장에 강제로 투입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현지 학교가 학생들까지 동원해 폭스콘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들어 폭스콘이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스콘이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화이안 공장에 설립한 애플의 신규제품 생산라인의 10월 가동을 앞두고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폭스콘은 화이안시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폭스콘 공장 설립 전인 지난 2006년 화이안시 GDP는 651억 위안, 재정수입 92억9000만 위안에 그쳤다. 그러나 2007년 폭스콘이 이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고 관련 대만 기업들이 지역에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2011년 화이안시 GDP는 1315억 위안, 재정수입은 310억 위안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올해 화이안시는 재정수입 400억 위안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폭스콘 공장 설립 전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화이안시 정부는 폭스콘의 인력난 문제가 지역의 투자환경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해 폭스콘을 위한 노동력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폭스콘의 대학생 노동 혹사 문제는 이곳 화이안시 뿐만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이뤄져왔다. 지난 3월 중국 베이징대가 칭화대. 홍콩이공대 등과 중국 내 폭스콘 공장 19곳에서 2400여명의 대학실습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방정부가 폭스콘에 협조해 대학생 노동력을 대량 공급하면서 대학생들이 야간작업 등 가혹한 노동에 시달린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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