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하계 휴가철이 끝날때까지 영광 원전 6호기가 정상가동 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전력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분 현재 최대 전력공급능력은 7593만kW로 100만kW 정도 떨어지면서 예비전력도 561만kW로 하락했지만 예비율은 7.98%로 정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영광 원전 6호기의 재가동이 장기화될 경우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휴가철이 끝나면 공장들이 정상 가동하게 되고, 가정용 전력수요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재가동 여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6호기는 시운전 중이던 2002년 10월 첫 고장을 시작으로 10년 사이 9차례나 고장을 일으켰던 애물단지다. 낙뢰, 조작 실수 등 사소한 실수도 있었지만 2008년 12월에는 제어봉의 위치에 대한 오류 신호로 원전 가동이 중단된 적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영광 6호기에 원자로 보호 신호가 울리면서 원자로와 터빈이 자동 정지됐다”며 “현재 고장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원자로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 구동장치의 전원 공급계통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상세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수원은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발전을 재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위원회의 조사가 어느 정도 걸릴지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식경제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 조사에 나선 한편 “발전소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으며 외부로의 방사능 누출 위험도 없다”며 뒷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사고가 원전 안전성 논란을 다시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 곧 재가동이 예고된 고리1호기는 물론 향후 정부가 추진중인 원전 운영 방안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은 모두 10기다. 신월성 1,2호기, 신고리 3,4호기, 신울진 1,2호기 등 6기는 건설중이고 신고리 5,6호기, 신울진 3.4호기 등 4기는 건설이 준비중이다.
이미 부산환경단체 등 지역시민단체들은 이번 영광 원전의 고장을 계기로 고리1호기의 재가동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역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영광원전 6호기가 제어봉 계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확실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