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에 달려”

2012-07-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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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수도권과 지역의 임금, 일자리 격차만 줄여도 양극화 문제가 완화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을 인재가 모이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산업공간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포스코경영연구소가 24일 부산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장철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경제 정책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이를 위해 장 위원은 “지역경제의 생산과 고용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업단지부터 고도화해야 한다”며 “단순한 제조공간이었던 산업단지를 앞으로는 젊은 인재가 선호하고, 생산과 연구가 복합된 혁신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터, 배움터, 즐김터 등 3터가 어우러져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은 산업단지로 바꾸는 QWL(Quality of Working Life)사업을 대폭 확대해 산업단지를 지역혁신과 인재 유입의 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이어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이 많은 첨단서비스산업의 57.8%가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며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기반 서비스산업과 숙련집약형 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은 또한 “지역경제를 살리자고 수도권 규제를 획일적으로 강화할 경우 국토 전체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수도권을 경직적이고 배타적인 행정구역이 아닌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경제권역 관점에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의 수도권 규제시스템을 선별적 규제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한편, 수도권 개발 거래제도 등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적 제도 도입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도입된 경제자유구역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진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자유구역의 미래성장 거점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경제와 국가경쟁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도입된 경제자유구역이 핵심 규제 잔존과 개발지연으로 그 취지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성공한 싱가포르와 두바이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경제자유구역 내 규제 Zero 지역인 창조산업지구를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창조산업지구는 첨단산업과 고차 서비스산업 등 특수한 입지조건이 필요한 산업을 위한 지역으로 생산, 주거, 문화, 교육, 의료 등이 복합된 경제자유구역 내의 규제자유지역을 의미한다”며 “창조산업지구에는 소득세 감면, 우수 외국인력 비자 면제, 원스톱 민원 서비스 제공 등과 같은 차별화된 규제완화와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 새로운 미래성장으로 거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해당 입지와 인근 산업환경, 광역경제권 현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 경제자유구역별로 차별화된 발전전략을 만들고, 경제자유구역과 인근 산업단지를 연계한 광역산업벨트를 구축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위원은 또한, “첨단 기술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첨단기술, 고용창출 등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국내기업이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할 경우 외국기업과 동일한 혜택을 주어 해당지역 내의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 베트남 등 개도국의 제조환경 악화로 국내로의 유턴의사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경제자유구역 내 전용용지 공급, 원스톱 유턴 지원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이들 유턴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영업자의 자생력을 높이고 전통시장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영업 골목상권 현황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사한 경제수준에 있는 국가에 비해 자영업자가 상당히 과다한 상태”라며 “이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 청년 실업, 탈제조업화 등에 따른 일자리 기회 부족으로 자영업 창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자영업이 어렵다고 서비스업 규제 등 보호정책만 강화할 경우 과잉 창업이 심화되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경영 교육 등을 통해 자영업자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육성해 자영업 과잉인력을 흡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이어 “자영업자의 대부분이 개별 상인이기 때문에 자생력 강화 지원정책 추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전통시장부터 고도화해 그 효과가 지역경제로 파급되도록 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임 교수는 또한, “전통시장이 지역산물의 유통·소비의 중심지이자 지역 창업과 고용 창출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경제의 플랫폼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보호만 할 경우 전통시장의 자생력 제고는 요원해진다”며 “소유구조 개선을 이룬 중곡 제일시장, 소비자 신뢰 회복에 성공한 마장동 축산물 시장, 주식회사로 전환한 일본 도와긴자 상점가 등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전통시장의 고도화를 위해 “먼저 전통시장의 소유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출자금 제도 도입, 소유구조 개선촉진 등을 위한 법령 개정을 통해 법인화, 주식회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전통시장 자생력 강화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전통시장 매니지먼트 회사 설립 지원, 안심가게 표시 점포제도 도입 등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주장했다.

이 날 행사에는 지역기업, 유관기관 관계자 등 120여명이 참석해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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