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차이나 깃발을 꽂아라?..왕서방 식욕에 집값·땅값 들썩

2012-07-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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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큰손’,리조트·땅 잇따라 매입..제주 토지값 0.47% 상승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1. 사업상 제주도를 자주 오가는 중국인 기업가 A씨. 그는 최근 제주도의 한 주거형 리조트를 분양받았다. 제주도 부동산에 5억원 이상 투자하면 영주권이 나와서다. A씨는 영주권을 얻어 제주도를 거점으로 사업 영역을 좀 더 확대할 계획이다.

#2. 제주도의 수려한 풍광에 푹 빠진 중국인 관광객 B씨는 요즘 제주지역 아파트를 눈여겨보고 있다. 제주도 아파트 값이 홍콩이나 상하이보다 저렴한 데다 향후 더 오를 것 같아 지금 사놓으면 나중에 돈이 될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차이나 머니'(중국 자본)가 제주지역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인 '큰손'들이 제주도의 리조트와 땅, 아파트 등에 눈독을 들이면서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18일 제주도의 '외국인 토지 취득 현황'에 따르면 중국인 소유 제주도 땅은 총 144만2495㎡로, 올해 1분기에만 2만8235㎡를 사들였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인들이 138만7136㎡를 매입했다. 전년(1만1564㎡) 대비 120배나 폭증한 것이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제주지역 부동산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 광야오(光耀)그룹은 5500억원을 투자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및 DK그룹과 공동으로 '중국성(中國城) 리조트'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리조트는 고급별장·쇼핑센터·호텔·관광휴양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녹지그룹도 제주도 헬스케어타운 건설에 1조원을 투자해 웰니스 파크를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퉁그룹도 서귀포시에 고급 관광리조트 단지를 건설 중이다.

중국인들의 투자에 힘입어 제주지역 땅값은 올 들어 현재까지 0.47%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0.37%)보다 상승 폭이 크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주거형 리조트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에서 중국어 부동산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남촌공인 김대한 대표는 "중국인 투자자들의 리조트 매입 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들은 특히 별도로 단지가 구성된 별장형 고급 주택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리조트형 빌라인 '아덴힐'과 '라온프라이빗 리조트' 등에는 차이나 머니가 적지 않게 유입된 상태다.

서해종합건설의 자회사인 그랑블R&G가 중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추진한 아덴힐의 경우 분양가가 5억~33억원 선으로, 빌라촌 내에는 18홀 골프장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센터도 갖춰져 있다. 1차 분양에서 구입자의 70~80%는 중국인이었다.

총 934가구로 구성된 라온프라이빗 리조트 역시 1차 분양분의 절반을 중국인에게 팔아치웠다. 이곳에는 중국인들을 위한 단지내 전문 차이니즈레스토랑과 메디컬센터, 명품 아울렛매장 등이 갖춰진다.

가나부동산연구소의 차윤원 대표는 "차이나 머니가 제주 부동산시장에 몰리는 것은 제주 부동산에 5억원 이상 투자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 2010년 2월부터 콘도·리조트·펜션·별장 등 휴양형 시설에 50만 달러 또는 원화 5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신청할 자격을 주고 있다.

펜션 부지도 몸값이 오르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경관 좋은 해안도로 부지는 3.3㎡당 30만~40만원을 호가한다. 진성효 유엔알컨설팅 제주사업본부장은 "영주권 취득뿐 아니라 올레길 인기 등으로 이곳 부동산 가치가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한 때문인지 요즘 중국인들의 땅 투자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인은 아파트 투자에도 손을 뻗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도 최근 제주도 부동산 시세만 독보적으로 치솟고 있어서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달 현재 3.3㎡당 제주도 아파트 매매가는 545만원으로 올해 초보다 39만원 더 올랐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이미 제주지역 부동산값이 오를 만큼 올라 '거품' 논란까지 빚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조만간 상승 폭이 한풀 꺾여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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