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특수관계 다국적기업 관세탈루 여부 심사 착수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니켈, 플라스틱 등 도금용 화합물 및 도금장비를 수입·제조하는 H업체는 물품 수입을 위해 연구개발비용을 지불했으나 수입대금의 일부로서 관세 신고·납부를 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비용을 수입물품과 관계없는 용역비용으로 수입 신고 시 누락시켜 관세 등 80억원을 탈루한 것. 이에 관세청은 신고 누락한 해당 회사에서 대해 탈루세액을 추징했다.

# 특수 관계에 있는 해외 본사로부터 화장품을 수입·판매한 L회사는 해외 본사가 국내 해당 업체에 판매하는 수출가격을 결정하면서 제조원가에 적정한 이윤과 기타 비용을 포함해 선정하지 않고 수출자 이윤을 적게 산정했다.

수출자 이윤을 비정상적으로 적게 산정해 155억원 상당액을 저가 신고한 것. 이에 따라 관세청은 신고를 누락한 155억원에 대한 관세 등 탈루세액 33억원을 추징했다.

관세청(청장 주영섭)은 6월부터 다국적기업 본·지사 간 국제거래 등 관세탈루 위험이 높은 특수관계자간 국제거래에 대해 일제 기획심사를 착수한다고 3일 밝혔다.

특수관계란 수출자와 수입자가 서로 본·지사 관계와 같은 특수한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를 뜻한다.

이본 기획심사는 관세청이 수년간의 기업심사 동향을 살펴본 결과로, 특수관계자간 국제거래에 따라 관세탈루가 여전히 고위험에 놓였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수입가격 조작 외에 물품가격을 수수료로 편법 지급하는 등 관세탈루 행태가 다양화되고 있는 점도 요인이다.

관세청 조사에 따르면 특수관계 수입업체는 현재 14만개 수입업체 중 약 5천개로 지난해 1834억불을 수입, 전체 수입액의 32.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4년간 추징세액만 전체 1조7억원과 대비한 70% 규모에 달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특수관계 업체의 추징이 많은 것은 특수관계 업체의 수입규모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나, 독립된 당사자간의 거래에 비해 특수관계를 악용한 과세가격 왜곡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에는 물품가격의 일부를 구매수수료, 연구개발비, 로얄티 등의 명목으로 지급하고 누락해 관세탈루를 시도하고 있어 이들 업체를 분석, 심사대상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기타 통관적법성 분야에 대해서도 종합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