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2012 시즌부터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한국 무대에서 활약할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최근 대전 신도심에 300억원대 건물을 신축 중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더군다나 박찬호 또한 빌딩의 일부를 쓸 것으로 알려져 해당 빌딩에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박찬호 빌딩'으로 불리는 이 빌딩은 과연 어떻게 어떤 위치에 지어지는 것일까? 직접 건축 현장을 찾았다.
▲박찬호가 2002년말 이후 보유한 부지에 직접 건설 중인 빌딩의 공사 현장. 동절기라 공사가 잠시 중단됐지만 향후 재개될 전망이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
◆박찬호 빌딩은 어떻게?
대전 서구청에 따르면 박찬호는 해당 부지에 대해 2008년께 등기 절차를 마쳤고 현재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의 빌딩을 짓는 상태다. '박찬호 대전 빌딩' 건축연면적은 2만156㎡로, 근린생활시설과 업무용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빌딩은 2013년 완공을 목표로 대전 건설사인 주안건설이 시공하고 있다. 현재 동절기라 잠시 공사가 중단됐지만 겨울이 지나면 공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010년 발표 기준으로 ㎡당 180만원이다. 박찬호가 분양받을 당시의 해당 부지 공시지가는 약 175만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공시지가의 변동은 거의 없었지만, 현재 가격은 실거래가와 비슷한 상황이다.
▲박찬호가 대전에 건축 중인 빌딩의 주소는 '대전시 서구 탄방동 666번지'로 현재 서구문화원과 붙은 입지다. 탄방역 5번 출구와 접하며 주변에 아파트와 대기업이 다양해 향후 임대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
◆입지 조건은 과연?
그렇다면 박찬호가 건물주가 될 해당 빌딩의 입지는 과연 괜찮은가? 지역의 공인중개사 평가에 따르면 '최상급과 상급 사이'다.
해당 부지는 정부대전청사로 시작해 샘머리공원, 대전지방경찰청, 서구청, 특허법원-대전지법, 교육청, 시청, 보라매공원으로 이어지는 행정 중심축의 남측에 있으며, 대전을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가르는 대로인 계룡로의 북측에 위치한다. 더불어 대전서구문화원과 맞닿아 있고 SK텔레콤과 KT의 대전사옥도 멀지 않다. 부지 동측으로는 아파트가 입지하며 유흥가와는 떨어진 곳이다.
더군다나 탄방역 5번출구와 접하며, 건물 길 건너 지역 최대건설사로 전국 도급순위 20위권의 중견 건설사인 계룡건설 및 지역의 중견 병원인 우리병원 또한 들어온다. 우리병원은 올해부터 개원하며 계룡건설은 기존 사옥의 임대 계약기간이 끝날 무렵인 오는 2015년까지 건물을 지어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찬호가 건물주가 되는 해당 건물은 일반 기업 또는 오피스 타운에 걸맞는 상점인 커피숍 등이 들어올 것으로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전망하는 모습이다. 대기업의 대전 혹은 충청권역 본부가 상당수 입지한 특성상 금융기관이 경쟁적으로 입점할 것으로 보는 공인중개사도 많이 보였다. 지역에서는 해당 건물에 대해 안정적인 수입이 기대되는 알짜 건물로 보는 시각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다수는 현재의 입지조건과 각종 부가가치 등을 합산해 건물 가격이 300억원대에 다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이글스 선수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 투수 박찬호가 취재진에게 투구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
◆박찬호, 대전에 뿌리 내리나?
이미 박찬호는 서울에도 자신 명의의 중형 빌딩을 보유 중이다. 강남구 신사동 도산대로에 인접한 'PSG빌딩'으로 이미 해당 빌딩은 '박찬호빌딩'으로 불린다. 이 빌딩의 현재 시세는 200억원을 거뜬히 넘긴 상태며 박찬호는 이 빌딩에서 매년 9억여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한화 이글스에서 받는 연봉을 전액 기부한다는 것이 여러 언론을 통해 발표됐을 당시 인터넷 상에서 "강남 빌딩서 버는 돈으로도 찬호팍은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다"는 댓글이 많았는데 허언이 아니던 것이다.
박찬호의 고향은 그간 널리 알려진 대로 충남 공주다. 공주는 대전 서측의 도시로 박찬호는 예전부터 '이글스맨'으로 선수 생활을 마칠 의사를 표했다. 고향에서 야구 선수로서 처음(공주고교)과 끝(한화이글스)을 모두 보내겠다는 의미이다.
이번 '박찬호 대전 빌딩'도 그런 의지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이미 10년 전 LH가 땅을 분양했을 당시 이를 매수했다. 그리고 지금껏 해당 부지를 되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고 빌딩 준공 이후로 자신이 빌딩 일부 면적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서 '메이저리거'로서 벌어온 꽤 막대한 돈이 대전에 쭉 묶이는 것이다.
박찬호의 은퇴는 먼 훗날의 상황이다. 박찬호는 지난 9일 밤 11시 방영된 TV조선 토크쇼 '최·박의 시사토크 판'에 나와 "미국에는 47∼48세까지 선수로 활약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선수를 보며 나도 도전하는 삶을 살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박찬호가 '인생 2막'을 언제부터 어떻게 설계할 지는 모르나 대전이 빠질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에 올해 지어질 빌딩은 이를 함축한다. 세계 야구를 호령한 거물이 어떻게 대전에 정착할 지가 궁금해진다.
▲박찬호가 2002년말 이후 보유한 부지에 직접 건설 중인 빌딩의 공사 현장. 동절기라 공사가 잠시 중단됐지만 향후 재개될 전망이다. [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