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의 전북 현대 감독 시절 모습 [사진 = 축구 중계 방송 캡처]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축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전격 임명된 최강희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까지만 맡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신임 최 감독은 22일 오전 축구회관(서울시 종로구 신문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를 길러준 한국 축구를 위해 결연한 각오를 다지고 나섰다"고 밝히면서도 "나의 임무는 최종예선(2013년 6월)까지다. 감독직을 수락할 때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요청한 사항이다. 그 이후로는 외국인 감독이 맡아야 한다"며 "본선을 가는 것은 사양한다고 (협회에) 이야기했다. 한국 축구가 발전을 하고 본선에서 성과를 내기에는 내가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 본선에 가더라도 대표팀 감독직을 내가 사양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선임 소식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내년 2월에 있을 쿠웨이트전 원포인트 릴리프용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신임 최 감독의 임기를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라고 밝히며 주변의 우려를 잠재웠다. 하지만 진실이 단 하루만에 싹 밝혀진 것이다.
계약 기간을 한정한 이유에 대해서 최 감독은 "전북 현대로 꼭 돌아가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내가 떠난다고 했을 때 팬들의 마음과, 팀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선수들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다. 가슴도 아팠다"며 전북을 떠나는 결정이 쉽지 않았던 속내를 밝혔다.
또한 "여러 이유가 있지만 본선에 갔을 때 한국 축구의 발전이나 큰 성과를 위해서 내가 부족하다"며 "그동안 대표팀 감독 선임의 과정을 밖에서 지켜보면서 대표팀 사령탑은 절대적으로 외국인 감독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이라고 대한축구협회에 일침을 가했다.
한편 최 신임 감독은 대표팀 구성을 대폭 변경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감독은 "선수 구성도 많이 달라져야 할 것 같다. K리그 중심으로 선수를 뽑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이 K리그 중시 입장을 밝힌 이유는 해외파 선수들의 들쑥날쑥한 출장 때문이다. 그는 "해외파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경기를 못 나가고 있다. 경기에 못 나가면 경기력이나 체력, 감각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대표팀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박주영에 대해서는 "박주영이 소속 팀에서 경기를 출전 못하고 있지만, 대표팀서는 계속 좋은 활약을 했다. 모두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여러가지 생각해서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고 해외파 선발을 안 하지는 않겠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최 감독 취임으로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동국(32)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K리그 스트라이커 중 첫 번째로 꼽아야 할 선수"라며 대표팀 재발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