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지식경제부가 석유시장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의 이같은 비대칭성을 밝혀냈지만, 정작 기름값 인하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복잡한 국내 석유시장 유통구조를 경쟁체제를 전환키 위해 전자상거래 도입과 함께 한국석유공사의 도매업 진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석유공사 도매업 진출 '밑그림'
운영주체는 공익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도록 했다. 공공기관은 물론 사회적 공헌차원에서 참여하는 대기업, 소상공인에게도 길을 열어뒀다.
정부는 대안주유소를 궁극적으로 현재 전국 1만80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주유소의 10%선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유사의 가격할인이 종료되더라도 석유제품 가격이 2000원(휘발유 기준)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식은 시장과 동떨어지게 흐르고 있다. 가격할인이 종료되자 마자 각 지역별로 리터당 2000원을 호가하는 주유소가 늘면서 대안주유소 설립을 가속화하기에 이르렀다.
소비자물가가 6달 연속 4%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는 26일 현재 배럴당 110달러(중동산 두바이유 기준)대를 꾸준히 유지해 물가안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 '모든 대책' 강구불구 기름값 '글쎄'
초기투자비를 낮추기 위해 대안주유소 설립 부지는 공공주차장 등 국·공유지, 대단지 아파트 조성을 위한 공영택지개발 등을 활용된다.
정부는 석유공사가 국제 스팟물량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공급하게 되면, 정유사-대리점-주유소 등 복잡한 유통단계에서 가산되는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사은품, 세차 등의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고, 셀프주유 등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면 자연스레 대안주유소를 찾는 사람이 늘 것이라는 것. 정부는 이 과정에서 노인과 주부 등 유휴 인력의 일자리도 늘어나는 부수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강구해 초기 참여업체의 수익을 보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도매업 진출에 따른 석유공사의 비용부담이 관건이다. 그러잖아도 매년 석유공사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데다 복지재원 소요도 메워줘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기업이 민간기업 분야에 파고들어 시장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부담스럽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특별시·광역시에만 허용돼 있는 대형마트 주유소 설립을 향후 인구 50만 이상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 밖에도 석유 혼합제품 활성화, 석유수입을 위한 환경기준 완화, 자가폴 주유소에 공공수요 확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