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떠나자> 찜통더위 벗어나, 가평군 계곡속으로 ‘고! 고!’

2011-07-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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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됐다.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던지고, 발을 담그고 싶은 충동이 절로 생겨난다.

바다도 좋고, 강도 좋지만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서늘한 계곡보다 훌륭한 피서지가 있을까?.

휴가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계곡이 많고, 계곡이 넘쳐나는 가평군의 휴가지를 소개한다.


△ 명지계곡(明智溪谷)

익근리 주차장에서 명지산을 따라 오르며 이어진 5㎞의 계곡이 명지계곡이다. 명지산에서 흘러 내려온 것인데,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명지산의 명성에 걸맞게 계곡 또한 매우 수려하다. 물이 맑고 많아 가평 제일의 계곡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명지계곡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가평군>

또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 내내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경사가 있고 커다란 암벽과 크고 작은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은 부딪치고, 잠기고, 깨지고, 흩어졌다 다시 모이면서 다양한 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교향악단의 연주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한 음이 끝날 즈음이면 뒤이어 또 다른 화음이 들려오고, 또 다른 소리로 이어지는 시작이 되니 자연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화음이라 할 것이다.

수억년의 세월 동안 물과 바람에 닳고 닳은 바위는 참으로 아름답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급경사를 흐르다 떨어진 곳에 만들어진 크고 작은 소(沼)와 아름다운 곡선들을 만날 수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월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걸작품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명지계곡의 백미는 명지폭포라 할 것이다. 입구에서 2㎞ 지점에 있는 명지폭포는 높지는 않지만 굵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마치 바위를 깎아 만든 것만 같은 항아리 형태의 소(沼)는 명지산 제일의 절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용추계곡(龍湫溪谷)

용추계곡은 연인산에서 시작해 칼봉과 노적봉 사이를 지나 가평읍 승안리 용추폭포까지 10여㎞에 이른다. ‘용추구곡’이라 해 와룡추, 무송암, 탁령뇌, 고실탄, 일사대, 추월담, 청풍협, 귀유연, 농완계 등이 있어 가평팔경 중 제3경으로 지정된 계곡이다.
용추계곡.<사진제공=가평군>

연인산을 비롯한 칼봉과 노적봉, 매봉, 깃대봉, 옥녀봉 등 험준한 산들이 용추계곡을 둘러싸고 있다. 사시사철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용추계곡은 바위와 절벽, 그리고 폭포가 어우러져 계곡으로써 제일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 유명계곡(有名溪谷)

유명계곡은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에 있는 유명산 계곡이다. 유명산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계곡을 따라 정상부근까지 2㎞가량 이어져 있다. 돌과 물이 아름다운 계곡이다. ‘입구지계곡’이라 불린다. 박쥐소를 시작으로 마당소, 용소, 궝소 등 크고 작은 소(沼)들이 연이어 나오는데, 그 모습이 소금강과 비교해 규모만 작을 뿐 아름다움에 손색이 없다.
가평의 계곡은 물이 많고, 물이 맑다.<사진제공=가평군>

계곡의 입구에는 어린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적격이다. 위로 오르면서 시원한 그늘과 맑은 물이 있어 여름 피로지로도 제일이다.


△ 녹수계곡(綠水溪谷)

녹수계곡은 명지산과 청계산, 그리고 귀목봉에서 시작한 조종천이 상면 항사리에 이르러 청우산과 녹수봉 사이의 계곡에 이른다. 곧게 흐르던 조종천이 가평요와 조종암을 지나면서 굽이굽이 흐른다. 망배치와 간성터를 지나 조가터에 이르는 3㎞의 아름다운 계곡이다.

청평검문소 방향에서 덕현리 풍림콘도를 막 지나면 ‘녹수계곡’이라 쓰인 하얀색 돌이 서 있는 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 1㎞가량 가면 녹수계곡이 시작된다.

녹수계곡은 산 골짜기를 흐르는 것이 아니라 조종천이 청우산과 녹수봉 사이를 지나면서 형성된 곳이다. 일반 계곡과는 달리 폭이 넓고 흐름이 빠르지 않다. 따라서 물이 어름처럼 차지 않고, 또 깊지 않아 아이들의 물놀이에 적당하다.


△ 운악계곡(雲岳溪谷)

운악계곡은 ‘현등사계곡’이라고도 한다. 하면 하판리에서 운악산으로 오르다가 산 중턱에 있는 현등사절까지 2㎞에 이르는 계곡이다.
초등학생들의 물장난.<사진제공=가평군>

운악산을 오르면서 시작되는 이 계곡은 길 따라 오르다가 백년폭포와 무우폭포를 지나고 중간에 민영환 바위를 지나게 된다. 이 계곡은 바위가 아름답다는 것이 특징이다. 계곡을 이루고 있는 바위가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특히 운악계곡의 바위는 그 굴곡과 모양이 매우 아름답다.

운악산 남쪽으로 채석장이 있어 돌이 채취되는데 이 돌이 ‘가평석’이라 해 그 품질이 전국에서도 손꼽힌다고 한다. 운악산의 돌은 품질이 좋을 뿐 아니라 계곡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이어져 있다. 바위들이 산재해 있는 것과 달리 하나의 바위로 계곡을 이루고 있어 흐르는 물의 흐름과 모양에 따라 돌의 모양도 바뀌어 그 섬세함과 유려한 곡선이 눈에 띈다. 곳곳에 소(沼)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 어비계곡(漁飛溪谷)

물고기가 날아다닌다는 계곡, 어비(漁飛)계곡. 설악면 가일리와 양평군 옥천면 용문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어비산을 타고 흐르는 계곡이다. 계곡은 가일리 마을이 끝나는 곳부터 옥천면 용문리까지 3㎞에 이른다.

‘어비(漁飛)’란 물이 맑고 물고기가 많아 펄쩍펄쩍 뛰는 물고기들이 마치 계곡을 따라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해 붙여졌다. 실제로 장마가 져 물이 불어나면 물고기들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아마도 맑은 계곡물과 물고기의 비늘 빛이 어우러져 지어진 이름인 듯하다.
어비계곡.<사진제공=가평군>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며 수정같은 물방울이 튀어 오르고 크고 작은 바위에 부딪치며 흐르는 물소리는 도심의 소음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짙은 나무 그늘 아래 여정을 풀고 잠시만 앉아 있어도 더위는 간 곳이 없다. 신발을 벗고 물 속에 발을 담그면 5분을 버티기 힘들다. 울창한 바위에 부딪치는 물소리가 요란하건만 시끄럽게 들리지 않고, 발이 시리도록 물이 차건만 고통이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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