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김 위원장이 2000년, 2001년, 2004년, 2006년, 2010년 등 적어도 1년 이상의 시차를 두고 방중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상당히 긴급한 현안이 존재함을 의미하며, 우리나라과의 경협이 올스톱되면서 사실상 경제적으로 기댈곳은 중국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갑작스런 방중을 통해 중국과의 경협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비춤으로써 내부적인 경제안정을 꾀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은 김정일 위원장이 그동안 천명해온 '강성대국' 원년이다. 화폐 개혁 실패에다 작황 부진에 따른 식량난이 겹치면서 경제가 피폐해진 북한은 어떻게든 경제회생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중국과의 경협이 그만큼 절실한 상황인 것.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북ㆍ중 경제협력에 큰 관심을 두는 만큼 이번 방문에서 경협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난해 8월 중국 방문 뒤 9개월이나 지났으니 그간의 경협 진행 상황을 점검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북한과 중국간 경제협력 움직임이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은 우선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창-지-투 개발을 통해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창-지-투 개발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창-지-투 개발의 성과를 통해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끈다는 의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은 또 국경 무역활성화와 라선(라진-선봉) 지역에 대한 중국기업의 투자 활성화, 황금평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경협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중국측에서 관례대로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성광주(盛光祖) 철도부장이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더장(張德江) 부총리가 김정일 위원장과 동행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 부총리는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고 지린성 당서기를 지낸데다 창지투 계획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합류해 창지투 개발 현장을 직접 안내하고 북한의 적극적인 참가를 설득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일 위원장 수행 명단에 북한의 경협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북한내 대표적인 투자 유치 그룹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 주도하는 합영투자위원회,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이사장으로 하는 대풍그룹,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조선자원투자개발공사 등이 있으나 이 가운데 합영투자위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적어도 장성택 당 행정부장과 그의 수하로 알려진 리수영 합영투자위 위원장은 수행 명단에 들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