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진피해 센다이ㆍ후쿠시마 위로 방문

2011-05-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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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오전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 앞서 일본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시 일대의 대지진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공식 정상회의는 22일 도쿄에서 열기로 했지만 이에 앞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재난관리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피해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이날 오후 원전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福島)를 함께 방문했다.

3국 정상은 오후 3시께 아즈마 종합운동공원내 실내체육관에 차려진 후쿠시마 이재민 피난소에 거의 동시에 모습을 나타냈다.

미리 기다리던 200여명의 현지 주민은 정상들이 속속 나타나자 손을 흔들며 환영했고 일부는 우리말로 `어서오세요‘라는 현수막을 들고 반기기도 했다.

3국 정상은 피난소 앞에서 이 지역 농산물인 방울토마토와 오이, 아스파라거스 등을 함께 시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농산물에 대해 커지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이벤트였다.

이 대통령은 피난소 내에 포장박스로 만들어 놓은 임시 거처를 몇 군데 들러 삶의 터전을 잃고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는 이재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한국민의 바람을 전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센다이 공항에 도착, 인근 나토리(名取)시의 유리아게(門밑에水+上) 주민회관을 방문해 피해 복구가 한창인 작업 현장을 둘러봤다.

이곳은 지난 3월11일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휩쓸린 자동차와 배가 논과 밭 한가운데 고꾸라져 있고, 건물도 대부분 파손된 상태여서 당시 처참한 모습이 그대로였다.

이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사사키 이소오 나토리 시장으로부터 쓰나미 피해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으며, 특히 주민회관에 걸린 벽시계가 재해 당시 시각인 오후 2시50분에 멈춰진 것으로 보고 옅은 탄식을 했다.

이 대통령은 피해 현장에 헌화하고 묵념함으로써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ㆍ일 취재진에 “인간의 힘으로는 한계를 뛰어넘는 재해였다”면서 “일본 국민에 위로를 보냅니다. 특히 아이들이 많은 충격을 받았는데 빨리 회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은 초등학생부터 모든 국민이 저에게 진심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달라고 했다”면서 “일본 국민의 절제된 모습과 용기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또 피해지역에서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품을 찾는 일본인 부부를 만나 위로하고,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빠른 복구의 염원을 담아 `We are friends(우리는 친구)’라는 문구를 적은 부채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다가죠(多賀城)시 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수용시설로 자리를 옮겨 배식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의 깜짝 방문에 일본인들은 악수와 사진찍기를 청하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때는 일제히 손을 흔들어 배웅하는 등 이웃 나라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한 데 감사를 나타냈다.

오후에는 센다이 총영사관에서 인근 지역의 동포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교민 피해 상황을 청취하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에서 일본 국민이 보여준 자세도 감동을 줬지만 세계에서 일본에 가장 도움을 주려는 나라도 대한민국이었다”며 “피해를 본 분들이 한국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일간의 진정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진 피해 지역을 돌아 본 이 대통령은 열차편을 통해 3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도쿄로 이동, 간 총리가 주최하는 한ㆍ중ㆍ일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 참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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