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달러화가 2025년 안에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독점적 지배력을 잃고 유로화와 위안화가 달러화처럼 완전한 기축통화로 거듭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신흥국의 부상으로 이미 통화시스템 전환이 시작됐다며 한국,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6개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년 안에 절반을 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2025년까지 6개 신흥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4.7%에 이르겠지만, 선진국 경제는 매년 평균 2.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점쳤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만수르 다일라미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성장과 투자의 균형추가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세가 두드러진 지역(신흥국)으로 경제 권력이 집중돼 국경간 기업 인수합병(M&A)이 활성화하고, 기업 환경은 다국적 기업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가장 유력한 달러화의 경쟁통화로 유로화를 지목했다. 유로화는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며, 그리스를 비롯한 구제금융 피지원국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따른 문제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이미 자국 통화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보고서는 위안화의 역할 확대가 초고속 성장세와 외국 통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는 중국 경제의 모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