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대통령에 대한 책임전가가 레임덕 재촉”

2011-05-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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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등 親李 겨냥 “일 생겼을 때 책임지는 사람 있어야”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5일 4·27재보선 이후 일부 여권 내 친이(친 이명박)계 인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쓴 소리를 던졌다. 이명빅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책임 전가가 결국 현 정부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를 재촉한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중진 의원인 김 전 의장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왜들 이러십니까’란 제목의 글을 통해 “대통령의 측근이 뒤늦게 개헌을 주도하다가 여의치 않자 ‘대통령의 뜻’이라 했고, 재보선 기간 소집한 계보 의원 모임에 대해 구설수가 일자 이 또한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며 “잘못된 건 모두 대통령에게 책임을 덮어씌운다면 이것이야말로 레임덕이 아니고 뭐겠냐”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이 ‘대통령 측근’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이재오 특임장관을 겨냥한 것이란 게 여권 안팎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김 전 의장은 “일이 생겼을 때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레임덕은 속도를 늦춘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의장은 이날 글에서 주요 갈등현안에 대한 해법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선정 논란에 대해 “문제의 본질은 지역 간 대결이고 여전히 지속되는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로,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면서도 “정부를 흔드는 건 권력누수, 레임덕을 재촉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방자치단체 책임자들이 과격한 언행을 서슴지 않고 정치인들이 선동적 구호를 마구 쏟아내는 게 한국 정치사회의 현주소”라며 “자제할 줄 알아야 하며, 평상심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전 의장은 “아무리 분하고 억울해도 공무원과 정치인은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며 “문제를 풀어야 할 사람들, 국민을 설득시켜야 할 사람들이 머리 깎고 단식하는 사회가 우리 사회 말고 또 있나. 평상심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억울할수록 목소리를 낮추는 슬기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또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해선 “총리가 직접 나서 ‘사건 관련자는 누구든 엄벌하고 선의의 피해자에 대해 최대한 보상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검찰 수사가 신뢰받고 성난 민심이 수그러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3색 신호등 도입 논란과 관련해선 “교통신호등을 만들거나 바꿀 수 있는 회사는 1~2개에 불과할 것으로, 이 회사들과 신호등 교체는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며 “원점 재검토하고 여기에 금권이 개입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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