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룰이 당권 획득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신주류(소장파+친박계)와 친이계 구주류가 첨예한 대결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대 관련, 주요 사안에 대해 중진회의 의장인 황 원내대표가 정 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회의를 압박할 것으로 보여 당내 내분은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 전대 룰 놓고 계파 갈등 ‘고조’
현재 남경필 정두언 의원 등 소장파는 계파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전당원 투표제와 대표·최고위원 분리경선안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계파전을 타파하고 당 쇄신 바람으로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신주류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친이계는 대체로 이런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60명 안팎의 계파 의원에다 원외 위원장 30명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친이재오계가 강력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비대위원장도 이와 관련, “장소나 투표 방법 등에서 실질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전당원 투표식으로 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대권주자는 대통령 선거일 1년 6개월전에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당규를 개정하자는 주장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계파를 떠나 당 쇄신을 이끌기 위해 차기 대권주자들이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의 ‘권력 집중’ 폐해가 또다시 드러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선 상태다.
◇‘최고’의결권 놓고 ‘중진회의-비대위회의’ 맞장
이같이 전대 경선 룰에 좀처럼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와 중진회의단의 대결도 격화될 조짐이다.
형식적으로는 ‘원내대표단-비대위’의 투톱체제가 되면서 전대 룰을 결정하고 의결하는 당내 최고기구는 비대위다. 의결전권이 정 비대위원장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황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4선이상 중진회의 의장권을 거머줬다.
황 원내대표는 “최종결정권은 비대위에서 갖는다”면서도 “매주 중진회의를 열 것이며, 이견이나 난제가 있으면 중진회의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경선 룰 등 민감한 사안은 중진회의가 실질적 의결권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때문에 비대위가 원내대표단 등 신주류에 밀려 ‘거수기’ 역할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친이계 수도권 중진 의원은 “중진회의가 비대위 위에 올라서 ‘상왕정치’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비대위는 당 쇄신은 커녕 전대 준비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