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다음달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면 미 국채 수요가 급감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 국채 수익률이 최근 하락(국채 가격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 국채에 대한 투자 대가들의 역베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로저스, 투자자 95% 미 국채 약세 전망…상품 랠리는 지속
그는 "투자자들의 95%가 미 국채의 약세를 점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내가 아직까지 미 국채 매도에 나서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로저스는 또 지난주 상품시장이 폭락한 가운데도 자신은 냉정을 잃지 않고 있다며, 상품시장의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 국제유가는 13% 급락했고, 은값은 25% 떨어지는 등 상품시장은 1980년 이후 가장 큰 조정을 겪었다.
하지만 로저스는 "시장에서 조정은 언제든 일어나게 마련"이라며 "원유나 귀금속 등 희귀 상품의 가격은 조정 속에서도 앞으로 수년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품도 새로운 공급처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 이미 알려진 원유 매장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며 "상품시장의 호황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로저스는 급증하는 투기 및 산업수요로 은값이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자 은값 급등이 상품시장의 조정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은값 상승세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이 은 매입 적기라며 은을 더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로스, 美 국채 공매도 비중 확대…달러화는 현찰로?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그러나 최근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세를 띠고 있다며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최근 미 국채에 대한 공매도 비중을 늘리고 있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로스는 자신이 운영하는 핌코의 대표펀드인 토털리턴펀드의 미 국채 보유분을 지난 2월 모두 털어낸 데 이어 최근에는 공매도를 통해 미 국채 보유 비중을 지난 3월 '-3%'에서 4월 '-4%'로 줄였다.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면 국채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최근의 미 국채 수익률은 투자자들이 감수한 위험을 충분히 보상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 국채를 서둘러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3.59%에서 최근 3.19%로 하락(국채 가격 상승)했다. 미 경제의 회복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포춘은 달러화 자산에서 이탈한 자금이 흘러들 곳은 어디에도 없다며, 미 국채 탈피를 선언한 토털리턴펀드도 신흥국이나 유럽 선진국 국채 보유 비중은 조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두 달간 토털리턴펀드의 현금 보유 비중은 무려 30% 늘어났으며, 이 중 대부분은 달러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