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의 급팽창에 말맞춰 ‘주식회사 중국’의 주식증서인 마오(毛澤東)의 붉은 홍비(紅幣), 위안화의 위상과 영향력도 무섭게 바뀌고 있다. 지난 4일 대달러 위안화 환율 중간가는 6.5013위안을 기록했다. 하지만 위안화 환율은 지난. 4월 29일 이미 6.4990에 달해 사상 처음 6.5위안대를 돌파했다. 위안화 강세는 오롯히 경제와 국력의 반영이다.
때마침 HSBC는 세계 무역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위안화가 6개월안에 파운드화를 제치고 세계 3대 무역 결제통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세계 무역상들은 무역결제 통화로서 달러와 유러화에 이어 위안화를 선호한다고 꼽았다. 동남아와 중동의 많은 기업들이 향후 위안화로 무역결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위안화는 아시아역내 일부 무역에서는 유로화 보다도 훨씬 통용이 잘되는 화폐가 됐다.
위안화의 높아진 위상을 논할때 간과할 수 없는 국제 현안중 하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개편에 관한 문제다. 중국은 달러 유로 파운드 엔 등 기존 4종 통화에 중국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를 SDR 바스켓에 편입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제 2위, 무역 2위국이라는 경제적 위상을 감안해 위안화가 제대로 평가받아야한다는 논리다. 신흥시장과 저소득국가들이 2010년 세계 경제성장에서 차지한 비중이 70%로 높아진 것도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IMF발언권)"가 개선돼야하는 이유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서방국들은 이에대해 위안화의 유동성과 태환성의 제약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위안화가 중화권 및 아시아 역내에서 무역결제 통화로 지위를 확대해 가고 있지만 아직 전세계 무역결제에서는 비중이 2%에 그칠만큼 자유로운 통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위안화가 이처럼 국제 경제 각분야에서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중미전략경제대화가 개막,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이번 중미 전략경제대화에서도 가장 비중있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측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 3일 한 포럼에서 이번 회의에서 미국이 가장 중점을 둘 분야는 환율 문제라고 일갈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환율문제는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불충분하다. 미국은 여전히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절상은 세계 경제에 이롭다'고 강조하며 환율압력의 공세를 폈다.
중국은 이에대해 과거보다 훨씬 여유롭고도 강경한 대응 태도로 맞서고 있다. 사람들은 지난 2009년 1차전략경제대화때 워싱턴에 가는 중국대표단에 대해 '홍문연(적의소굴에서 희생을 당함)' 에 들어간다고 비유했다. 하지만 경제 G2가된 뒤 처음 열리는 이번 3차회의 분위기는 여러모로 다르다. 중국관리들은 위안화의 급속한 절상이 세계경제를 파멸에 몰아넣을 것이며 위안화 절상요구는 미 의회와 자국민의 이익만 고려한 결과"라고 맞받아 치고 있다.
중국은 '환율 문제는 외부 특정국의 압력이 아니라 시장상황을 봐가며 신중을 기해 중국 스스로 결정해야할 사안'라는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물가 안정을 위해 시장의 위안화 절상을 일부 용인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에 어어 지준율 상향조정, 금리인상 정책이 앞으로 수출 대신 내수의 성장의존도를 높여 질적 성장으로의 구조개편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 일본이이 각각 대지진과 가공할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미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사이 중국 경제만 위안화라는 강력한 실탄을 무기 삼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그린 비(綠幣)라 는 별칭을 가진 ’‘주식회사 미국’의 주식 ‘달러’는 양적완화속에서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위안화가 세계 제1 기축통화의 위상을 지닌 미 달러와 정면 승부전을 벌일날도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