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과 제일저축은행은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휴일을 지나면서 다소 완화돼 인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제일저축은행의 유동성이 비교적 충분할 뿐 아니라 검찰 수사의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 밝혀졌고, 휴일이 끼어 있어 불안심리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이번 사태의 대응을 현장 지휘하는 조성목 금감원 저축은행검사1국장은 이날 "예금액과 무관하게 일단 빼고 보는 '묻지마 인출'을 자제하는게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지름길이다"고 당부했다.
제일저축은행도 전날 '검찰수사는 불법대출이 아니라 임직원 개인 비리에 관한 것이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예금주들의 불안감을 달래느라 안간힘을 썼다.
관건은 지난 4일 돈을 찾으러 제일저축은행 계열 10개 영업점에 들렀다가 대기 번호표만 받고 발길을 돌린 수천명의 예금자들이다. 이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 다시 영업점을 찾을지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조 국장은 "예금자 보호제도를 잘 모르는 고객이 많아 금감원과 예보 직원들이 '5000만원 이하 원리금은 무슨일이 있어도 보장된다'고 설명했다"며 "검찰수사가 불법대출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자 4일 오후 들어 조금씩 진정되는 낌새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중앙회가 공동으로 열린 설명회에 참석한 50대 남성 고객은 "5000만원 이하 예금자인데 설명회를 들으니 안심이 된다"며 예금을 인출하지 않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금감원은 예금인출 사태가 이날로 3영업일째를 맞은 만큼 과거 사례와 비슷하게 예금인출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됐을 때를 기준으로 다른 저축은행의 예금인출 규모는 2영업일째 최고치를 기록하고 3영업일째부터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제일저축은행도 인출 규모가 첫째날 600억원에서 둘째날 1200억원으로 커졌지만 셋째날부터 감소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저축은행의 불법대출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경각심이 극도로 커진 상황에서 예금인출이 발생해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여기에 금감원이 나서서 예금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정작 금감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점도 사태 해결을 쉽지 않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월과 2월의 영업정지와 이번에 문제시된 개인비리는 차원이 다른 사안인 만큼 빨리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금감원과 저축은행 관련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예금인출 사태가 불거진 게 변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