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100년만에 외국인 회장 영입하나?

2011-05-0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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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정부 황금주 조항 완화…회장이나 CEO 외국인 선임 가능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영국의 자존심 롤스로이스가 이르면 내년에 회사 설립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회장을 영입하게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롤스로이스가 최근 영국 정부로부터 황금주 규정을 완화하는 데 대한 승인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롤스로이스는 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사이먼 로버트슨 현 회장이 물러날 경우 회장이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외국인을 영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예정이다.

롤스로이스는 1987년 민영화되면서 황금주 조항이 적용돼 외국인을 회장이나 CEO로 둘 수 없었다. 영국 정부가 항공우주방산업체인 롤스로이스의 중요성을 감안해 일정 지분을 보유한 채 특별한 허가가 없는 한 회장이나 CEO는 영국인만 선임하도록 한 것이다. 황금주 조항은 같은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스에도 적용됐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최근 롤스로이스와 BAE시스템스에 적용해온 황금주 조항을 완화했다. 회장이나 CEO 가운데 한 명은 외국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외국인 CEO를 영입했을 때는 민감한 사안은 영국인 이사들로만 구성된 안보위원회에서 다루도록 했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원자력 사업 부문은 앞으로도 영국인만 수장을 맡을 수 있다.

조건이 다소 까다롭지만,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롤스로이스는 이번 조치를 적극 반기고 있다. 이 회사 대변인은 "롤스로이스가 글로벌 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로 더 많은 인력풀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매출 110억 파운드(184억 달러) 가운데 85%를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 거둬들였다.

정관이 바뀌면 내년에 은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로버트슨 회장 후임에 외국인이 선임될 공산이 크다. 존 리시튼 현 CEO는 지난달 존 로즈의 후임으로 영입됐기 때문이다.

한편 BAE시스템스에서는 아직 정관 개정을 비롯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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