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2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릴 국빈만찬에 앞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기다리고 있다. |
후진타오(胡錦濤) 중국국가 주석을 위해 19일 백악관 국빈만찬을 주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는 저녁 6시가 조금 넘어 백악관 정문 현관에 나란히 모습을 나타냈다.
백악관 입성후 3번째 치러지는 이번 국빈만찬 행사를 위해 미셸이 고른 의상은 붉은 색 꽃잎 무늬로 디자인된 이브닝드레스였다. 중국인들이 붉은 색을 행복과 번영의 상징으로 여기는 점을 감안한 의상 선택으로 보인다.
목둘레에 파인 선이 비대칭을 이루는 것이 포인트인 이 드레스는 1년전 자살한 영국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흰색 드레스 셔츠에 검은색 나비넥타이를 맨 턱시도 정장을 차려입었다.
◇ 클린턴부부, 장관·전대통령 자격 각각 참석
후진타오 주석을 위한 백악관 국빈만찬에서는 클린턴 부부에 관한 의전 문제에도 관심이 쏠렸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정치.행정 담당 기자들이 쓰는 블로그 ‘더 코커스’(The Caucus)에 올린 글을 통해 백악관이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초청했는지를 설명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백악관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먼저 초대하고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그의 배우자 자격으로 초청했는지 아니면 빌 클린턴을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초청하면서 힐러리 클린턴을 그의 배우자로 초대했는지였다.
NYT는 그러나 둘 다 아니라고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 자격으로, 빌 클린턴은 전 대통령 자격으로 각각 초청받아 서로 떨어져 별도의 명단에 올라있었다는 것이다.
◇ 백악관 국빈만찬에 중국계 유명인사 대거 등장
백악관에서 14년만에 열린 중국 최고지도자를 위한 국빈만찬에는 중국계 거물급 유명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번 만찬에 초청된 인사들에는 전.현직 각료와 의회 의원 중 중국계 인사들이 거의 망라됐으며 문화.예술.체육계의 중화권 인사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
현직 각료로는 노벨물리학상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 에너지 장관과 게리 로크 상무장관 등 2명의 중국계 인사가 참석했고 전직으로는 중국계 여성으로 미 행정부의 최고위직을 지낸 일레인 차오 전 노동장관도 행사장에 등장했다.
중국계 여성으로 최초로 의회에 진출한 주디 추(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데이비드 우(민주.오리건) 하원의원, 진 콴 오클랜드 시장도 만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영화배우 청룽(成龍·재키 찬)과 김연아의 우상인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미셸 콴, 첼리스트 요요 마, 뉴욕에서 활동하는 여성 디자이너 베라 왕, 인기 드라마 ‘로 앤드 오더(Law & Order)’에 출연한 영화배우 B.D. 왕 등도 초청받았다.
◇ 미중 공동성명에 ‘핵심이익’ 누락
미·중공동성명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11월 방중 당시 정상회담 공동성명문에 있던 ‘핵심이익(Core Interest)’이라는 단어가 이번 공동성명문에는 자취를 감춘 점이다.
미중 양국이 이날 발표한 협력관계 확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군사 및 민간분야 교류확대, 경제협력 강화 등 총 41개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 전문에는 핵심이익이라는 단어를 아예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2009년 정상회담후 이를 빌미로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성명 사전 조율과정에서 이를 두고 미중이 적지 않게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美中 ‘판다외교’ 5년 연장키로
후진타오 주석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판다 외교’를 앞으로 5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짱춘린(臧春林)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 비서장(사무총장)은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 직후인 19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머무는 판다 한쌍의 임대기간을 2015년까지 5년간 연장키로 했다”면서 “이는 양국 우호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협정 체결식은 판다들이 머무는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20일 오전(현지시간) 진행된다.
◇ 후진타오 美의회 ‘신고식’ 혹독할 듯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국빈방문 이틀째인 20일(현지시간) 중국의 인권문제와 경제정책, 이란 및 북한 핵문제에서의 태도 등을 놓고 중국에 대한 비판에 앞장서 온 미국 의회의 지도자들과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미국 의회 지도자들 중에는 후 주석과 만나기 직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후 주석을 독재자”라고 표현하며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은 경우도 있다.
【워싱턴=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