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연일 박지원 비난… 정진석 “당·청 이간질 ‘반간계’”

2011-01-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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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청와대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에 연일 열을 올리고 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정치를 배웠다는 박 원내대표의 이런 모습을 김 전 대통령이 하늘나라에서 보면 미소를 지을지, 미간을 찌푸릴지 궁금하다”며 “박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이간질하는 반간계(反間計·적의 첩자를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계책)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수석의 이날 발언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차남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제보 받았다”는 앞서 박 원내대표의 주장을 지목한 것으로, 최근 당·청 관계를 감안할 때 박 원내대표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그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가 ‘자진사퇴’의 형식을 통해 낙마한 결정적 배경은 민주당 등 야당의 공세보다 안 대표의 당내 ‘정동기 비토’론 주도에 따른 여론몰이 때문이란 게 청와대를 포함한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마저도 정 전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 “딱 한 사람(안 대표)에게 감정이 있다”며 지난해 7월 전당대회 당시 친이(친 이명박)계 주류 측 지원에 힘입어 당 지도부에 입성한 안 대표에게 서운함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이 대통령의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당·청은 따로 가기보다는 함께 가야할 부분이 많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며, 실제 당·청간엔 관계 복원을 위한 ‘물밑 조율’이 일정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청와대가 안 대표를 향한 공작정치를 벌이고 있다’는 식의 주장이 야당에 의해 확산되자, 청와대도 ‘더 이상 사태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 이른 것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해 “일일이 말할 가치를 못 느낀다”면서도 박 원내대표에 대해선 “모략의 대가”, “야바위 정치”란 격한 표현을 쏟아낸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앞서 청와대는 야당의 ‘청와대발(發) 안 대표 차남 부정입학’설이 보도된 직후 직원들을 상대로 내부조사를 벌였으나 신빙성 있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은 또 박 원내대표가 전날 당 출입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경기지사 출마설과 자신의 차기 총선 공천 등을 언급한데 대해서도 “임 실장과 난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위해 일할 뿐 공천이나 자리에 연연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일축하며 “정치경험이 풍부한 박 대표가 더 이상 이런 류(類)의 정치를 하지 말고 정치 선진화를 위해 고민했으면 한다” 지적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박 원내대표가 이석현 의원의 ‘허위 폭로’로 곤경에 처하자, 어떻게든 현 정권과 엮어서 책임론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논란 외에도 소위 ‘청와대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공직기강 점검 및 내부 감찰 등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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