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중국 홍보 영상이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한 전광판에 상영되고 있다. 이 영상은 다음달 14일까지 상영될 예정이다. [뉴욕(미국)=신화연합뉴스] |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동상이몽이 따로 없다. 미국인들은 중국을 '환율을 조작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떠오르는 경쟁자'로 여기는 반면, 중국인들은 중국이 미국인들의 눈에 스포츠스타나 인터넷 재벌, 또는 우주인으로 비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WSJ은 19일자에서 중국이 미국에서 국가홍보 영상물을 방영하고 문화원 격인 공자학원을 늘리는 등 문화와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며 '소프트파워' 공세가 거세다고 전했다.
1분 분량의 이 광고는 CNN 방송에서 방영중이며 또 다음달 14일까지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의 거대 전광판에 하루 300번씩 방영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 주석은 이번 방미 기간 중 중국어와 공자 사상 등 중국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교육기관인 시카고의 공자학원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WSJ은 이같은 중국의 행보에 대해 '유명인과 문화를 앞세워 중국의 부상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소프트파워 전략으로, 경제와 군사 등의 강경한 힘을 내세우는 '하드파워'와 상대되는 개념이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방송과 신문에서도 소프트파워 전략을 이어왔다.
중국은 지난 2009년 영문 정부기관지인 차이나데일리를 미국에서 발행했으며 통신사인 신화뉴스는 지난해부터 영어뉴스 방송을 시작했다. 또 중국 관영 CCTV는 최근 중국 영화를 소개하는 영어 다큐멘터리 채널을 출범시킬 뜻을 밝혔다.
WSJ은 이같은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이 2006년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방문 이후 5년간 크게 강화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시 미국 전역에 10곳밖에 없던 공자학원은 현재 100여곳이 넘는다.
WSJ은 중국의 타임스스퀘어 광고에 대한 반응 역시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광고업체 WPP의 탐 닥터로프 국장은 "첫 시도로 양호하다"고 보는 반면 마케팅전략업체인 울프그룹의 데비드 울프 최고경영자(CEO)는 "청자(聽者)가 듣고 싶어하는 말 보다는 화자가 하고 싶어 하는 말만 하는 광고의 전형적인 예”라고 말했다.
그는 "이 광고에서 중국은 오해의 간극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 보다는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물질적인 영향력을 과시한다”며 이는 미국에 겁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