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내년 1월부터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본청약이 예정돼 있는 데다 지역별 청약성적의 온도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3월까지는 건설사들이 분양에 거의 나서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 1월의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이 586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월에도 6386가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월이 계절적 비수기라 하더라도 올해 같은 기간 전국에서 1만9000가구가 공급됐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상반된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내년 전국에서 18개 단지 8813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4004가구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하지만 첫 분양은 3월께나 돼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2~3월께 분양을 시작, 1만가구 이상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분양을 미뤄왔던 왕십리뉴타운, 광주 첨단자이, 울산 위브자이 등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추후 계획 변동의 여지는 남아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내년이 올해보다 시장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보장이 없어 사업부와 논의 중"이라며 "또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해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내년 3월에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새해 첫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내년 첫 분양을 4월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분양 시장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건설사들은 내년 첫 분양에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한 재개발·재건축 물량을 앞세우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조합원 물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미분양 우려가 적고, 주변 생활 인프라가 풍부해 수요자 확보가 신규사업장에 비해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 뿐만 아니라 중견사들도 내년 첫 분양을 예년보다 늦은 3월 이후로 미루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5~6월까지 미룰 수도 있다"며 "특히 첫분양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재개발 재건축 물량 위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