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극력한 몸싸움 끝에 이날 파행적으로 본회의에 상정된 새해 예산안은 재석 166, 찬성 165, 반대 1표로 가결됐다.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본회의에서 확정된 수정 예산안은 총 309조567억원 규모. 정부가 당초 제출한 309조5518억원 예산에서 공적상환기금 전출금 5000억원과 4대강 사업비 2700억원 등 2조5718억원을 감액하고 의원들의 지역민원 예산 등 2조767억원을 증액하는 과정에서 정부 제출 예산안 대비 총 4951억원이 감액됐다.
4대강 예산의 경우 국토해양부 국가하천정비사업 2000억원, 농식품부의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사업과 농업용 저수지 사업에서 각각 200억원과 250억원이 줄었다.
국가 운영에 긴요한 법안으로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설립운영법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친수구역 활용 특별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 등 4개를 선정했다.
이날 예산안 및 관련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장 내에서는 또 한 번의 여야 간 무력충돌이 벌어졌다. 전날에 이어 전열을 정비, 결사항전 태세를 다진 민주당이 "온몸으로 날치기를 막겠다"며 퇴로 없는 저지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 의원 및 보좌관들 간의 몸싸움과 거친 고성으로 인해 본회의장 집기가 훼손됨은 물론 의원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극심한 후유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이 서 있는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오른쪽 얼굴 약관절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해 입이 제대로 벌어지지 않고 입술이 찢어져 피가 흘렀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여성 당직자의 경우 한나라당 의원의 본회의 진입 시도를 막는 과정에서 실신해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앞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신 때도 없었던 의회 민주주의 파괴이자 의회 쿠데타"라며 "몸을 바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순 대표는 이어 "이명박 독재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 명이 다가오고 있음을 이 대통령은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압살하려는 이 정권의 독재에 항거, 끝까지 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집권 3년간 여지없이 예산 날치기 대포를 날리고 있다"며 UAE 파병동의안 등 10개 안건의 심사기일을 지정한 박 의장에 대해서도 "청와대 지시를 받아 의장의 권위를 잃어버린, 참으로 불행한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