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년째를 맞은 광화문 글판이 봄을 맞아 새단장을 했다. 이번 글판에는 장석남 시인의 '그리운 시냇가' 중 일부가 인용됐다. |
서울 도심의 명물로 자리잡은 교보생명 빌딩의 광화문 글판이 봄을 맞아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교보생명은 장석남 시인의 '그리웃 시냇가'라는 시에서 발췌한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를 새로운 광화문 글판 문안으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서로를 배려하며 조화로운 삶을 이어가는 시냇가 옛 마을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했다"며 "주변을 둘러싼 갈등을 불식하고 화합과 상생의 마음으로 따스한 봄을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1년에 4번씩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문안을 선보였던 광화문 글판은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이번 글판은 61번째다.
광화문 글판은 지난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후 시의성 있고 정감 어린 글귀로 시민들에게 마음 속 휴식을 선사했다.
특히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걸렸던 고은 시인의 '모여서 숲이 된다 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 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라는 도안은 전 국민의 희망가가 되기도 했다.
광화문 글판은 2007년 12월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으며 2008년 3월에는 한글문화연대가 주최하는 '우리말 사랑꾼'에 선정됐다.
현재 광화문 글판 문안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은희경씨는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흔한 명언, 명구와는 달리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사색에 잠기게 만들며 때로는 장난스럽기까지 한 점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문안들을 많이 소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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