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가 펀드 투자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서만 8% 이상 급락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추가적인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무게를 두면서 환노출형보다 환헤지형 펀드를 택하라고 조언했다.
실제 펀드 수익률도 환헤지형이 환노출형보다 훨씬 높다. 환율이 치솟기 시작했던 작년 하반기와 정반대 상황인 것.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환헤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에너지섹터펀드인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를 환헤지했을 경우 6개월 수익률은 전날 기준 34.35%로 환헤지하지 않았을 때 26.20%보다 8.15%포인트나 높았다.
1개월 수익률도 환헤지형이 1.38%로 환노출형 1.03%보다 앞섰다.
반면 금융위기를 반영한 1년 수익률을 보면 환헤지형은 -33.14%로 환노출형 -15.36%에 크게 뒤졌다.
글로벌멀티섹터펀드인 '삼성글로벌Water주식'도 6개월 수익률에선 환헤지형이 39.14%로 환노출형 25.96%보다 양호하지만 1년 수익률을 보면 각각 -23.31%와 -4.11%로 반대다.
엔화나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 중국 펀드도 마찬가지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자투자신탁'을 환헤지형으로 투자했다면 1년과 6개월 수익률이 각각 -28.20%와 26.90%인 반면 환노출형은 1.36%와 16.05%로 역전됐다.
'삼성GREAT CHINA증권자투자신탁' 역시 1개월 수익률을 봤을 때 환헤지형이 -1.18%로 환노출형 -2.50%를 앞섰고 1년 수익률에선 12.35%와 36.14%로 뒤집혔다.
해외펀드 대부분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환헤지를 한다.
작년엔 예상 밖으로 급등한 환율 탓에 환헤지형이 환차익을 얻은 환노출형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연초부터 전날까지 원ㆍ달러 환율은 1321.00원에서 1211.30원으로 8.30%(109.70원)나 떨어졌다.
이런 높은 변동성에도 환율로 직접 수익을 내긴 어려운 만큼 환헤지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컨설팅연구소 파트장은 "예측 기관별 발표를 종합해 보면 원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높은 변동성에 비해 환률로 거둘 수 있는 수익도 크지 않은 만큼 환헤지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자재펀드처럼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은 환헤지를 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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