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江이 희망이다)상-기후변화에 대비하라

2009-10-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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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착공에 들어간 금남보 조감도. 금남보는 금강 중류인 충남 연기군 금남면 일대에 위치하며 금강 수량을 조절하는 물그릇 역할을 하게 된다.
 

"푸른 강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헤엄치고 그 위로 날아든 수만 마리의 철새들은 먹이를 찾아 연신 날개를 퍼득인다. 주말 강변은 나들이 나온 가족과 연인들로 북적이고 인근에 조성된 관광지는 해외 여행객의 발길로 매일 만원을 이룬다. 더 이상 남한강 인근 주민들은 여름 장마로 망친 농작물을 보며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2012년 우리가 그리는 4대강(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 풍경이다. 정부가 4년 후를 목표로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이 사업은 인간의 손으로, 인간에게 유용한 자연을 만드는 작업이다. 하지만 4대강이 푸른 생명이 꽃피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으리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산유발·일자리 창출, 녹색기술 발전 등 경제적 효과는 4대강 사업이 갖는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하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지난 6월8일 최종 마스터플랜 발표와 주요 각 공구별 사업자 선정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4대강사업에 붙은 '생태계 파괴' '대운하 사전작업' '대규모 토목공사'라는 오명이 아직도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생태보전 방안과 기술개발, 공감대 형성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본지는 3회에 걸쳐 이 사업의 추진방향과 과제, 향후 계획 및 기대효과 등을 짚어본다.  

 

<상> 기후변화에 대비하라

4대강살리기 사업은 크게 '일석5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물부족과 홍수피해 해결 △수생태계 건전성 회복 △여가문화 향상 △녹색뉴딜 사업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경쟁력 향상 등이 그것이다.

어느 하나 등한시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도 1차적인 목표를 꼽으라면 물 부족과 홍수피해 등 기후변화 대비를 들 수 있다. 물을 다스려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막고, 미래 물부족 문제도 해결하자는 이수(理水)·치수(治水) 개념도 여기서 나왔다. 

따라서 이 사업은 미래를 위한 대비책일 뿐 아니라 지금 당장 오염된 수질개선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으로 여겨진다. 무관심속에 오랜기간 방치된 강들이 심각한 오염으로 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생태계 보호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홍수·가뭄·생태계 파괴

물부족 문제는 전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여기서 자유로울 순 없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1년 7억9700만㎥, 2016년 9억7500만㎥, 2020년 9억2500만㎥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영산강 유역과 낙동강 상류는 2016년 물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홍수로 인한 피해규모도 크다. 최근 10년간(1999∼2008년) 하루 100㎜ 이상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385회에 이른다. 1970∼1980년대의 222회에 비해 1.7배 증가했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연평균 홍수 피해액은 2조7000억원, 복구비는 4조2000억원으로 약 7조원이 사용됐다. 반면 사전예방을 위해 투자된 돈은 1조1000억원에 그쳤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기상이변이 심해지면서 앞으로 홍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강은 인간의 보호와 관심밖으로 밀리면서 오염사고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낙동강의 경우 폐수를 배출하는 업소나 발생량이 한강에 비해 6~7배 많다.  

박상원 계명대 환경대학장은 "낙동강은 매년 수천억원을 들여 오염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언제나 사후대책일 뿐이었다"며 "복합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자원·홍수조절능력 증대

정부는 물부족에 대비해 2012년까지 총 13억㎥의 수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선 16개 보(洑) 설치·하도(물길)·준설(강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작업)로 8억㎥의 수자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중소규모의 신규 댐 건설과 기존 댐 연결로 2억5000만㎥의 물을 마련한다. 농업용정수지를 늘리고 갈수기 지류와 본류 유량을 높여 2억5000만㎥의 용수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홍수조절 용량도 9.2만㎥ 증대할 계획이다. 퇴적토를 준설해 하천 단면과 저수로를 확대하고, 홍수조절지와 강변저류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노후제방도 보강해 치수안전도를 높이고 하구둑 배수갑문 증설, 댐 건설 등으로 홍수조절용량도 늘린다.

또 현재 67% 수준인 2급수(수영할 수 있는 좋은 물)를 2012년까지 83~86%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건전한 수생태계 복원 차원의 사업이다. 이를 위해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하천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총인(TP·물속에 있는 인의 총량)과 비점오염원도 집중관리한다.

생태하천 복원과 수변생태벨트도 조성한다. 정부는 하천 인근의 수변토지를 사들여 2012년까지 813만㎡의 수변 생태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관련기술 해외진출까지 기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료되면 용수는 13억㎥ 확보되고, 홍수조절능력은 9억2000만㎥가 늘어나게 된다.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과 장마로 인한 홍수 등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이 되는 셈이다. 

홍수로 인한 복구비도 줄어들게 되고 홍수조절지와 강변저류지 설치로 강 하류지역도 보호할 수 있다. 정부는 또 수질개선과 하천복원으로 건전한 수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년 이후부터는 전국에 걸쳐 있는 4개의 강과 지류에서 낚시를 즐기고 수영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수자원 확보와 수질개선 등을 위한 4대강 살리기사업은 또 다른 효과도 가져온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 34만명, 생산유발효과 약 40조원으로 실물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형적인 효과뿐 아니라 무형적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로 축적되는 경험과 기술을 해외로 알려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통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IT와 ET 융합형 물관리 기술의 세계표준 모델을 선점하고, 물관리 국제기구 유치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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