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2세, 이혼은 ‘선택’...개인 중시 가치관 때문?

2009-02-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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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3남인 채승석 사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 이어 삼성 이건희 전무마저 결국 이혼함에 따라 재벌가에 ‘이혼 괴담’이 돌고 있다.

최근 재벌가의 이혼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를 금기시 하던 사회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고, 개인의 행복을 최대 가치관으로 삼은 신세대 며느리들에게 재벌가의 일원으로서 겪어야 하는 부담과 활동의 제약이 이혼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타인 시선보다 개인 행복이 ‘우선’


이재용 전무와 이혼한 임세령 씨 역시 21살의 나이에 국내 최대 재벌가인 삼성의 맏며느리 역할을 해야 했다. 본인 역시 대상그룹의 첫째 딸로 상당한 재력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삼성가의 일원으로써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부회장과 결혼했던 탤런트 고현정 씨는 급작스레 바뀐 문화에 결국 적응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고 씨는 최근 한 토크쇼에 출연 “결혼을 너무 이른 나이에 했다”며 “좀 더 다듬어진 상황에서 만날 수 있었더라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채승석 사장과 결혼 10개월만에 이혼한 미스코리아 출신 한성주 씨도 결국 재벌가 며느리로서 감당해야 할 제약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 씨는 최근 연예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연애결혼 증가가 오히려 ‘이혼’으로

본래 재벌가의 혼맥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과거 재벌가의 혼사는 정재계 집안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략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등학교나 유학, 친목 모임 등을 통해 이들 재계 2, 3세들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연애 끝에 결혼까지 성사되는 경우도 많다.

역설적이게도 연애를 통해 맺어진 결혼이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정략결혼의 경우 양가 집안의 이해관계 때문에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의 관계 유지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특별한 이해관계 보다는 연애를 통해 이뤄진 결혼은 감정 변화 및 성격 차이로 인해 파경을 맞을 가능성 역시 높다.

또한 재벌가와 서민 사이의 혼사 역시 꾸준히 늘면서 서민 출신 배우자들이 재벌가의 문화에 부담을 느끼면서 이혼을 맞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재계 가정사에 정통한 한 인사는 “재벌 2, 3세들의 경우 지금도 형식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부부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이 전무 부부의 이혼이 집안, 회사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소중히 생각하는 신세대들인 이들 2, 3세 부부의 이혼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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