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KTF의 합병이 본격 추진되면서 빠르면 오는 5월 중 매출 2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통신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KT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KTF와의 합병건을 의결했다. 또 21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KT는 이날 KTF와의 합병을 통해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고 컨버전스 시장을 리드해 2011년까지 매출 20조7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합병 얼마나 걸리나
KT가 이사회를 통해 KT와의 합병을 결의하면서 KTF와의 합병에 첫 단추를 끼웠다.
이후 KT는 방송통신위원회 인가 및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을 절차를 거친 후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다.
당초 KT의 계획은 지난해 11월 중 합병을 결의하는 것이었으나 남중수 전 사장의 구속 여파로 합병 추진 시기가 2개월 정도 늦어졌다. 하지만 이석채 신임사장이 취임 직후 곧바로 합병 추진에 나서면서 큰 문제가 없다면 상반기 중 합병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KT로부터 M&A(인수합병) 인가 신청을 받으면 기본 60일에 30일 연장이 가능해 최대 90일 이내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인수에 대한 방통위의 인가 기간이 60일 정도였다는 점에서 큰 무리가 없다면 KT-KTF 합병 인가 여부는 오는 3월 중에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KT-KTF 합병 인가와 관련,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에 따른 시장 독과점 문제에 대해 의견을 듣고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공정위가 시장 독과점 문제를 제기한다면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당시와 같이 조건부 승인이 날 가능성도 있다.
KT는 방통위 인가를 거쳐 오는 3월 말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승인하면 5월 중순에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LG, 시장지배력 전이 우려
KT가 KTF와의 합병을 본격 추진하자 SK 통신그룹(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 통신그룹(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은 물론 케이블 진영까지 합세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유선시장에서 성장 정체로 SK텔레콤이 맹추격을 받고 있는 KT가 KTF와의 합병을 통해 SK 통신그룹과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SK텔레콤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하면 매출 13조원의 대형 기업이 되지만 KT와 격차를 좁히기 힘들다. 또한 합병 시기도 법인세 문제로 2년 후에나 가능해 SK텔레콤은 KT-KTF 합병에 대해 반대 논리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KT-KTF 합병될 경우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이 무선으로 옮겨갈 수 있어 시장의 공정경쟁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방통위가 합병을 인가하더라도 시장 지배력 전이를 막기 위해 KT의 시내망 분리를 합병 조건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KT-KTF 합병에서 시내망 분리라는 조건부 인가가 이뤄질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SK 통신그룹 관계자는 "KT-KTF 합병에 따른 시장 지배력은 유무선 통신시장은 물론 IPTV, 인터넷전화 등 컨버전스 시장으로까지 확산, 고착화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야기될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는 투자 노력 감퇴 및 요금인하 여력을 소진시켜 궁극적으로 이용자 후생에도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합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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