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위안화 동반 강세…대출자·유학생 부담 급증

2008-09-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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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화가 미국 달러화는 물론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유례 없는 약세를 보이면서 엔화 대출자나 중국 유학생들의 환차손 부담이 커지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8월 말 현재 9129억엔으로 전월 대비 109억엔 증가했다.

은행권 엔화 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증가액은 500억엔에 달한다.

엔화 대출이 급증한 것은 대출금리가 원화 대출의 절반 수준인 3.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중순 100엔당 1070원대를 기록하던 원·엔 환율이 지난달 초 92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환차익 기회가 확대된 것도 엔화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원·엔 환율이 한 달 새 100원 이상 급등하면서 신규로 엔화 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은 환차손을 입을 위험에 처했다.

외환은행의 고시환율 기준 원·엔 환율은 1일 현재 100엔당 1028.48원으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 927.46원에 비해서는 101.20원이나 치솟았다.

엔화로 1억원을 빌렸을 경우 원·엔 환율이 100원 오르면 원금은 1000만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금리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엔화 대출을 받게 되면 원·엔 환율 상승시 환차손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중국으로 송금해야 하는 고객들도 원·위안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원·위안 환율이 지난 10개월 동안 약세를 지속하면서 원화 가치는 26% 가량 절하됐다.

지난해 10월 말 120.62원 수준이던 원·위안 환율은 1일 현재 162.95원으로 급등했다.

은행을 통해 중국으로 4만위안을 송금하려면 10개월 전보다 170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중국 유학생들의 유학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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