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교차판매 앞두고 '설전'

2008-08-1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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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 시행되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교차판매'를 앞두고 보험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자사 상품을 팔아줄 상대업체의 설계사를 최대한 유치하고, 자사 소속 설계사의 직무 소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차판매 시행을 앞두고 이같은 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교차판매가 실시되면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손해보험 상품을, 반대로 손해보험사 설계사가 생명보험 상품을 팔 수 있다.

지금은 '1사 전속제'로 설계사가 소속 회사 상품만 팔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한 설계사를 통해 소비자는 업종 구분없이 필요한 보험상품을 '원스톱'으로 가입할 수 있다.

예컨대 종신보험을 팔았던 설계사를 통해 자동차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이 제도 시행이 달갑지만은 않다. 상대 업계의 설계사를 끌어와 자사 상품을 판매토록 하는 이면에 자사 소속 설계사들이 교차보험 상품을 파느라 정작 자사 상품 판매에는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처우나 여건이 더 나은 회사로 '이직'하는 설계사가 늘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보험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입이 늘수 있겠지만 보험사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상대업계의 설계사를 끌어오기 위해 '자격증 취득 지원'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손보 설계사에게 인터넷상으로 시험 교육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사이버 교육 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심화 학습을 원하는 수요에 맞춰 집합 교육 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등도 영업 현장을 통한 리크루팅, 교육 프로그램 개발, 전산 인프라 안내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각 보험사는 적게는 2곳에서 많게는 8곳까지 상대 업계 보험사와 업무제휴를 추진 중이다. 업무제휴가 체결되면 교육 일정 조율이나 상품 안내 등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어 가급적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회사를 파트너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휴가철을 맞아 지난달부터 영업 강화 캠페인인 'DASH 2008'을 진행, 장기간 접촉하지 않아 관리가 소홀해진 고객 등의 명단과 고객들의 보장자산 내역 등을 제공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본업 약화에 대한 우려에 따라 컨설팅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추가 운영키로 했다. 또 교차모집에 참여하지 않는 설계사를 위해 9월부터 펀드 같은 수익증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생명은 우수 설계사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흥국쌍용화재는 별도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이탈에 대비하기로 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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