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위 은행이 아시아의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HSBC는 미국발 경기침체로부터 이머징마켓이 안전할 수 없다면서 신용위기가 아시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경고한 것이다.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은 인도와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을 대표하는 국가들이 본격적인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더해져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사진설명: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은 신용위기 여파가 아시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
특히 HSBC가 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 위기를 경고한 첫 은행이라는 점에서 이번 그린 회장의 발언에 경쟁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그린 회장은 "아시아의 경제 둔화는 최근 상대적으로 큰 폭을 지속했던 경제성장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아시아의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린 회장은 "아시아 성장 둔화가 폭발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연기준 성장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린 회장은 아시아가 HSBC 글로벌 전략의 핵심임을 역설했다. 그는 "아시아의 성장이 둔화되겠지만 아시아는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사태에도 상대적으로 아시아에 투자하는 것에 안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 회장은 오는 8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전일 HSBC홀딩스는 상반기에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증가하면서 순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29% 급감했다고 밝혔다.
HSBC는 상반기에 77억달러(주당 65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77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전년동기에는 109억달러(주당 94센트)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HSBC는 부실 대출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만 101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뒀다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