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UAE 관계, 꾸준한 성장 기대"
2011-03-13 17:10
현지 관영 WAM과 서면 인터뷰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한국의 관계는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날부터 사흘간 UAE를 공식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UAE 관영통신 WAM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양국 간 협력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관련 협정과 지난 2009년 12월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통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대통령은 양자 간 협력 분야가 경제, 무역 등 전통적 분야를 넘어 국방과 문화·사회적 교류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양자 간 협력 지평이 신·재생에너지와 정보기술(IT), 그리고 금융 등 다른 분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 WAM의 서면 인터뷰 주요 내용.
-이번 UAE 방문의 주요 목적은?
△난 이번에 2009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UAE를 방문한다. 우선 이번 방문기간 중 여러 의미 있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UAE 정부에서 날 뜻 깊은 자이드 국제환경상 수상자로 선정해줌에 따라 두바이에서 열릴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1년여 간 한-UAE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던 원전 건설과 관련, 브라카 예정 부지 기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에 따라 지난 1월부터 알 아인에 주둔하고 있는 우리 군사 훈련단 아크부대를 방문, 우리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 난 칼리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UAE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1년여 간 진행돼 온 양국 간 협력이행 상황을 점검할 거다. 나아가 칼리파 대통령과 향후 양국 간 에너지, 건설, 환경, 보건 등 제반 분야 협력증진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연방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 별도 면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기간 중 UAE 측과 논의하기 원하는 주요 의제는.
△금번 정상회담에서 셰이크 칼리파 대통령과 난 에너지, 건설·플랜트 협력 등 기존 경제·통상 분야뿐 아니라 전략적 동반자로서 협력의 지평을 확대키 위해 국방,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양국은 오랜 기간 에너지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유가급등과 관련, 이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른 주요 의제는 미래 신(新)성장 엔진(동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포함할 거다.
-한국과 UAE가 전략적 파트너십 단계로 향하고 있다고 보나. 한-UAE 관계가 향후 어떻게 진전될 것으로 전망하나.
△한국과 UAE는 1980년 수교 이래 짧은 기간이지만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관계발전을 이룩했다. 한국에게 UAE는 교역규모면에서 중동지역 중 2위를 차지하며, 제2의 원유 수입처로 핵심적인 에너지 협력 국가다. 또 점점 더 많은 한국 기업들과 국민이 UAE에 진출해 한-UAE 관계 증진과 UAE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한-UAE 협력관계는 지난 2009년 12월 원전 협력과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시발점으로 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단순한 경제·통상 협력 뿐 아니라 사회·문화, 안보 등 거의 모든 방면으로 협력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작년 12월엔 에티하드 항공사가 아부다비-인천 간 직항을 첫 취항함으로써 이런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 확대의 뒷받침이 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알-아인 지역에서 주둔 중인 우리 ‘아크’ 부대의 존재는 양국 관계가 이전과 다른, 보다 전략적 관계로 발전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 고무적인 건 아직도 양국 관계가 더 확대·심화돼 나갈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거다. 양국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서로 비교우위를 살린다면 양국 간 윈-윈(win-win), 상생(相生)할 수 있는 협력 분야가 실로 무궁무진하다.
-이 대통령은 그간 환경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녹색성장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자이드 환경상 글로벌 리더십 분야 수상자로 선정 됐다. 수상 소감과 한국형 녹색성장에 대해 말해 달라.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자이드 국제환경상을 수상해 기쁘다. 특히 자이드 환경상은 사막 국가인 UAE를 친환경 녹색국가로 발전시킨 자이드 전(前) 대통령의 환경에 대한 선각자적 정신을 담고 있어 더 영광이다. 자이드 전 대통령은 UAE 출범 훨씬 전부터 메마른 사막도시에 물길을 열고 나무를 심는 일로 건국의 토대를 다졌다. 금번에 본인이 글로벌 녹색성장의 공로로 세계 최초로 수상한 건 자이드상의 이런 선도적 정신이 반영된 거라고 생각한다. 녹색성장은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케 하는 미래 성장 패러다임이다. 녹색성장은 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유엔(UN), 그리고 주요 20개국(G20)까지 세계가 함께하고 있는 비전이다. 대한민국은 이런 녹색성장을 추진키 위해 2009년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제정했다.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2%이상을 녹색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원자력을 비롯해 청정에너지를 육성하고, 전기 차(車)·스마트 그리드 등을 신(新)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또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배출권거래제 등 관련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물은 인류 생존의 근간으로 한국의 4대강 살리기를 통해 깨끗하고 풍부한 수자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미래성장의 관건이 될 녹색성장이 개발도상국에도 전파돼 세계가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룩하는데 기여토록 노력하고 있다. 2008년부터 2억달러 규모의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출범시켜 개도국 정부의 녹색전략 수립과 녹색사업 이행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GGGI에 UAE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양국이 글로벌 녹색성장 추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UAE가 한국을 평화적 원자력 이용 파트너로 선정한 건 한국형 원전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다. 양국 간 원자력 협력의 현황과 미래를 어떻게 보나.
△원자력은 석유 이후 시대, 기후변화 시대를 대비하는 필연적 선택이며, 원자력의 힘은 원자력이 가진 잠재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때만 나온다. 한국은 최초로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기 시작한 1978년 4월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데 앞장서 왔다. 30년이 넘는 원전의 평화적 가동과 운영경험은 한국이 가진 설계·기술, 시공능력과 결합돼 한국형 원전의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앞으로 양국 협력은 기술·인력·경험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IT·금융 등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협력대상을 넓혀 나가는 미래지향의 협력이 될 거다.
-UAE가 2012년 여수엑스포에 참가할 예정이다. 여수엑스포 참가가 한국 국민에게 UAE 문화·유산을 알리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정부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2012년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남부 연안도시 여수시에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며, 전 세계 100여 개국 참가 및 800만명 이상 관람객이 예상되는 세계 축제 행사다. 특히 해양오염, 생태계 파괴, 해수면 상승 같은 우리 인류가 직면한 해양문제에 대해 여수세계박람회를 통해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장이 될 거다. UAE는 최근 한국과의 원자력 등 산업부문 협력을 통해 한국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UAE의 여수박람회 참가는 자국의 풍부한 문화적 유산, 해양개발 및 보존 노력 등 다양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국 및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