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아크부대, 대한민국 국민·군인으로서 긍지 가져야”
2011-03-13 09:15
UAE 방문 뒤 첫 공식일정으로 부대원 격려<br/>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알 아인에 주둔 중인 우리 군 ‘아크’ 부대원들에게 “대한민국 국민, 군인으로서의 큰 긍지를 갖기 바란다”고 거듭 격려했다.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첫 공식 일정으로 UAE 측이 제공한 헬리콥터를 타고 알 아인 소재 특수전학교로 이동, 현지에 주둔 중인 우리 군 ‘아크’ 부대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의 임기 중 해외파병 부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크’란 아랍어로 ‘형제’란 의미며, 현 부대원 수는 130명이다.
최한오 부대장(중령) 등의 영접을 받으며 부대시설로 입장한 이 대통령은 △특수전팀 △대(對)테러팀 △고공팀 등으로 구성된 부대활동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대표(代表)하여 이곳에 온 아크(Ahk) 부대 장병들은 UAE군과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훌륭한 대한민국 군이 되기를 바랍니다”고 적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부대 연병장에서 격파 등 우리 아크부대원과 UAE 특수부대원이 함께한 연합 특공무술 시범을 참관했으며, 부대 장병들은 “아크부대, 아자! 대한민국, 아자!, 대통령님, 아자!”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진을 찍은 뒤 부대 장병들에게 “우선 건강해야 한다”며 “한 사람이라도 다치지 않도록 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또 그는 “UAE군과 서로 접촉하면서 스킨십을 늘리고 이 사람들에게서 정말 ‘대한민국 대단하다’는 얘길 들을 수 있도록 모범적으로 잘해 달라”며 “‘한국 군인한테 배울 게 있다. 정말 정신적 육체적으로 배울게 있다’ 이런 소릴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아크부대원이 UAE) 대사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고 주문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숙소 등의 시설을 들러본 뒤 식당으로 이동, 장병들과 양고기와 닭고기, 야채 볶음밥 등 현지식으로 마련된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식사 도중 장병들은 이 대통령에게 “UAE에서 대한민국 특수부대의 신화를 만들겠다”, “대통령님,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주십시오”, “좋은 지갑 선물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크부대원들에게 대통령 휘장이 새겨진 지갑을 선물하고, 부대엔 노래방 기기를 전달했다.
아울러 아크부대에선 모든 부대원이 직접 각자 하고 싶은 얘기를 쓴 글을 모아 이날 이 대통령과 장병들이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아크부대 훈련 장면 등을 담은 액자와 함께 이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장병들과의 저녁식사 뒤 “밥을 더 먹어야 하는데, 한식을 못 먹어 (보급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라고 장병들의 입맛에 맞지 않을 현지식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글로벌 국민, 글로벌 군인이 되려면 현지화를 빨리 해야 한다. 여기선 여기 음식을 먹어야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난 여러분 나이 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늘) 그 나라 음식을 먹었다”며 “한식을 1~ 2년 먹지 않아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UAE는 특별한 나라다. 한국과 형제관계로 볼 수 있다”면서 “그건 생각으로 마음을 열고 배우고 가르치고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이곳에 와서 근무하는 보람이 있는 것이다”고 의미 부여했다.
또 그는 “(한-UAE) 양국관계는 10~20년이 아니라 50~100년 등 후세까지 좋은 관계, 특수한 관계로 갈 것이다”며 “(여러분은) 다른 나라에 파병된 군과 다른 입장과 위치에 있다. 사명감과 긍지를 가져야 하고, 그러려면 모범적어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부다비 등의 많은 (UAE) 국민은 우리와 같은 풍습을 갖고 있다. 가족을 아끼고 윗사람을 존경한다”며 “이 나라 문화와 전통, 관습, 종교를 이해하고 그것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점에서 특별한 인식을 갖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 특전사(부대원)의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하나 부탁하고 싶은 건 (현지인들과) 말이 좀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자기 전 1시간 정도는 영어공부를 하기 바란다”고 했고, “부인·부모·친구들에게 편지도 자주하라. 잘 지낸다는 안부 편지를 주기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13일 예정돼 있는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문화·과학기술, 나아가 군사협력 등 여러 면에서의 협력을 논의할 것이다”며 “세계평화를 지키고 양국 평화와 공동번영 위해 어느 나라보다 (서로) 협조하겠다고 양국 정상이 이해하고 있다. 그런 관계에 맞게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대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후 식당을 나오면서 이종규 대위의 아들 이준군의 '백일' 사진에 직접 사인을 해줬고, UAE 군인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크부대원들은 군가인 ‘검은 베레모’를 부르며 숙소로 떠나는 이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아크부대 방문엔 UAE 측에선 알-까미시 대외무역부 장관과 알-루마이씨 군 총참모장이, 그리고 우리 측에선 김성환 외교통상부·최중경 지식경제부·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천영우 외교안보·홍상표 홍보·김대기 경제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과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지경부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