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객기 랜딩기어에서 발견된 시신
AP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공항에서 점검을 받던 저가항공사 제트블루의 여객기 랜딩기어(항공기 동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구조물) 수납공간 쪽에서 시신 2구가 발견됐다.
해당 여객기는 에어버스 A320 기종으로,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전날 밤 11시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 도착했다.
시신들은 모두 남성으로 추정되며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제트블루 측은 "그들이 어떻게 항공기에 접근했는지와 신원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안을 규명하기 위해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 하와이에 착륙한 미국 여객기의 랜딩기어 쪽에서 시신이 발견된 바 있다.
하와이 마우이 경찰에 따르면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이륙해 이날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에 착륙한 유나이티드 항공 202편의 뒤쪽 랜딩기어 수납공간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 랜딩기어에 들어가는 이유
여객기 랜딩기어는 공간이 좁으며, 기내와 분리되어 있어 외부인의 접근이 어려운 구조를 가진다. 종종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몰래 랜딩기어에 들어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정치적 탄압, 경제적 빈곤, 전쟁 등으로 인해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도망치기 위해 이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비행기 랜딩기어 공간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다. 비행기가 고도 1만 미터 이상으로 상승하면, 이 공간의 기압은 극도로 낮아지고 산소 부족 상태가 발생한다. 또한, 외부 온도는 영하 50도 이하로 떨어질 수 있어 체온 유지가 불가능하다. 다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경우도 있다.
실제로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지난 1947년부터 2021년까지 항공기 랜딩기어에 숨어 비행을 시도한 이들은 13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사망률은 77%로, 102명이 사망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항공 보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공항 외곽 및 활주로 접근 통제 강화를 통해 무단 침입을 줄이기 위해 공항 경계 보강, CCTV와 감시 기술 활용, 국제 협력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