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8일 북한 매체들이 관련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식화 낌새가 보이지 않아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 위원장의 생일 보도가 아닌 재령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실었다. 조선중앙통신 역시 김 위원장의 생일 관련 보도를 일절 담지 않았다.
앞서 2014년 조선중앙통신이 데니스 로드먼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의 방북 소식을 전하며 "원수님의 탄생일을 맞으며 북한에 왔다"고 간접적으로 언급했을 뿐이다.
다만 최근 김 위원장이 선대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우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올해 공식적으로 그의 생일이 언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은 지난해 김일성·김정일 쌍상휘장(배지) 대신 김정은 단독 초상휘장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태양절 명칭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으며, 김일성 주석을 기리는 '주체연호'가 북한 매체에 이어 달력, 우표 등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또 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서는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강의실 외벽에 선대와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이 공개됐고, 통상 선대 생일이나 새해 첫날 열었던 주민들의 '충성선서' 행사가 김 위원장의 생일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역시 김 위원장의 생일이 조용히 지나가는 모습에 그가 생모의 출신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북한은 백두산이 김일성 항일운동의 상징이자 김정일의 출생지라고 주장하며 '백두혈통'을 강조해 왔다. 이런 가운데 생모로 알려진 고용희가 북송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점이 노출된다면 김 위원장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