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사고기 블랙박스에서 확보한 음성기록장치(CVR)에서 2시간 분량의 음성파일 전환이 완료됐다.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둔덕 위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대해선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가 시작된다.
국토교통부는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진행한 '제주항공 참사 관련 13차 브리핑'에서 "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날 오전에 완료해 조사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부품이 파손돼 미국으로 이송 예정인 비행기록장치(FDR)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이송 일정이 협의되는 즉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측 조사관을 파견해 자료 분석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한 항행안전시설 현지 실사도 오는 8일까지 진행한다. 실사 대상은 활주로 주변 항행안전시설의 재질과 높이, 위치 등이다.
사고기와 동일기종인 보잉737-800을 운영중인 6개 사(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이스타, 대한항공, 에어인천) 항공기 운영체계에 대한 항공사 특별안전점검은 이르면 3일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엔진, 랜딩기어 등 주요계통 정비이력과 운항 및 정비기록 실태 등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사고 이후인 지난달 30일부터 진행해왔다. 주종완 실장은 "점검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내일이 되면 어느정도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진행된 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 개량공사사업과 관련해선 "한국공항공사가 발주했다"며 "뒤에 법에 따라 사업 승인 절차는 부산지방항공청이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개량공사 당시 부서지기 쉬운 소재를 사용하라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한국공항공사 발주처에 확인해보니 발주사에 장비, 안테나 등 부러지기 쉬운 것은 둔덕 위의 레일을 기초개량 설계하면서 부러지기 쉽게 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로컬라이저의 기반 시설(둔덕)이 아닌 로컬라이저 자체만 부러지기 쉽게 설계하도록 했다는 취지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한편 사고의 생존자로 알려진 객실승무원 2명은 각각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에서 골절 등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