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 만대루에 촬영 소품을 달기 위해 못을 박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경북 안동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4시께 KBS 드라마 제작팀이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하던 중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자국 5개를 남겼다.
못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가량으로 파악됐다. 시는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안동시는 제작진에게 촬영 허가를 하며 '문화유산 보호구역 내 별도 시설물 설치와 문화유산 훼손 행위를 금한다'며 '촬영은 문화유산의 안전과 보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 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일자 KBS는 사과문을 내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하고 소품을 달 수 있느냐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추가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건축가 민서홍 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의 기둥에 못질하는 등 문화재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민 씨에 따르면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태프들은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며 '궁금하시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거냐'고 대응했다.